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기존 은행권의 상식을 벗어난 파격적 예금상품을 선보이며 토스뱅크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으로 영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대표가 선보인 2% 금리를 제공하는 예금상품에는 중금리대출 확대에 자신감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토스뱅크가 선보이기로 한 연 2% 금리를 제공하는 수시 입출금통장을 놓고 파격적 시도라는 시선이 많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은행에서 금리제공 수준이 가장 낮은 수시 입출금 상품에 2% 금리 내건 것은 파격적"이라면서도 "차후 대출상품 금리 등을 살펴봐야겠지만 예대마진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업 수익은 대출을 통해 얻는 이자 수익과 예금을 통해 지급되는 이자비용 차이인 예대마진에서 발생한다.
예금상품 금리가 예금을 통해 지급되는 이자비용인 만큼 2% 금리는 기존 은행권에서 허용하기 어려운 수준이라는 것이다.
수시 입출금상품보다 금리가 높은 정기예금조차 2%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은 없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살펴보면 이날 기준으로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은행 등 시중은행을 비롯한 17곳 은행의 정기예금 1년물 기본금리는 최저 0.55%에서 최대 1.50%까지 분포돼 있다.
홍 대표가 기존에 시도된 적 없는 파격적 수준의 금리를 제공하는 수신상품을 내놓은 것인데 토스뱅크가 출범 초기부터 공격적 영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홍 대표는 2% 수시 입출금통장을을 단순히 고객유인을 위한 특별판매 상품이 아닌 토스뱅크의 대표 수신상품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뱅크 관계자는 "금리조건이 좋다보니 특별판매 상품이라는 오해가 나오는 것 같다"며 "2% 수시 입출금 통장은 지속해서 유지될 수신상품이며 기준금리에 따라 약간의 금리변동은 있을 수 있지만 고객에게 금리혜택을 최대한 제공하겠다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 파격적 수준으로 평가받는 상품을 토스뱅크의 대표 수신상품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이는 홍 대표가 토스뱅크가 지닌 챌린저뱅크로서 성장성에 관한 자신감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토스뱅크는 2019년 설립을 준비하던 시기부터 챌린저뱅크를 지향점으로 삼아왔다.
챌린저뱅크는 영국을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는 은행형태로 기존 대형금융사에서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던 틈새영역을 전문화한 특화은행을 뜻한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를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에 특화된 챌린저뱅크로 키우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평균 3%대 대출을 받고 있는 고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은행권과는 수익구조도 다를 수밖에 없다.
중저신용자(KCB 기준 820점 이하)를 대상으로 하는 중금리대출이 평균 6%대에서 실행되고 있는 만큼 당초 계획대로 중금리대출을 안정적으로 늘릴 수 있다면 예대마진 확보는 충분히 가능한 셈이다.
홍 대표는 토스뱅크 출범 전부터 중금리대출 목표를 공격적으로 설정했다.
토스뱅크는 금융당국에 제출한 계획서에서 올해 연말까지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을 1636억 원가량 공급하고 전체 신용대출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올해 말 34.9%로 맞추기로 했다.
앞서 출범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세운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치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올해 말까지 각각 20.8%, 21.5%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홍 대표는 중저신용자대출 확대를 위해 기존 신용평가사 데이터에 토스 고객 데이터를 추가한 자체 신용평가시스템도 구축했다.
토스뱅크 대출상품이 아직 공개되진 않았지만 자체 신용평가시스템을 기반으로 중금리대출에서 경쟁력을 보여준다면 2% 수시 입출금통장을 유지하는 파격적 시도가 성공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홍 대표는 6월 인터넷전문은행 본인가를 획득하고 "기존 방식의 은행이 해결하지 못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했다"며 "더 좋은 한도와 금리로 상품을 제공해 고객들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학습하지 않아도 되는 금융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가 선보일 중금리대출상품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10월 초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10월 초 간담회를 열고 토스뱅크 상품에 관한 의문점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