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후계자 이규호, 그룹 미래 걸린 수소사업 진두지휘 맡는다

▲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가운데)이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왼쪽),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오른쪽)과 8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2021 수소모빌리티+쇼의 전시 부스를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코오롱그룹 후계자 이규호 코오롱글로벌 부사장이 그룹 차원에서 미래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수소사업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그룹을 물려받기 위한 추가 경영성과를 확보하는 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이규호 부사장은 그동안 코오롱그룹에서 뚜렷한 경영성과를 올리지 못해 답답한 상황이었는데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부문을 맡아 성과를 내면서 승계기반을 닦고 있다고 평가된다.

10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이 부사장은 8일 열린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 창립총회에 참여했는데 코오롱그룹의 대표로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만큼 앞으로 그룹의 수소사업을 총괄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부사장이 코오롱그룹에 입사한 뒤 공식 외부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리아 H2비즈니스서밋은 15개 회원사로 구성된 수소기업협의체다.

협의체에 포함된 15개 기업은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효성, 한화, 롯데, GS, 현대중공업, 코오롱, 두산, 이수, 일진, E1, 고려아연, 삼성물산 등이다.

코오롱그룹은 2023년 수소연료탱크와 막전극접합체 등 수소차 핵심부품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30년까지 수소사업에서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코오롱그룹에서는 수소연료전지분야에서 기술력을 쌓은 코오롱인더스트리와 함께 코오롱글로벌,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등이 수소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풍력발전단지에서 발생하는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은 2000년 대 초부터 대한민국 수소산업의 미래를 내다보고 핵심소재 개발과 수소경제 저변 확대를 위해 꾸준히 준비해 왔다"며 "수소경제 전반의 가치사슬을 구축하고 소재 기술력으로 수소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 주가는 기대감을 바탕으로 8일 14%, 10일 6.6%씩 각각 상승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이규호 부사장이 그룹의 수소사업을 총괄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코오롱글로벌이 기존에 해왔던 수소사업은 윤창운 대표이사 사장이 맡고 이 부사장은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을 이끌게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글로벌로 자리를 옮긴 뒤 어느정도 경영성과를 쌓았다고 판단돼 그룹의 미래사업에 앞장서는 것일 수 있다.

그가 코오롱인더스트리에서 패션부문을 맡았을 때는 경영성과가 좋지 못해 미래사업과 관련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이 부사장이 임원 승진 뒤 처음 맡았던 코오롱인더스트리 패션부문의 실적은 당시 부진을 거듭했다.

반면 이 부사장이 새로 담당한 코오롱글로벌의 자동차부문은 상반기 수입차 판매 호조 및 수익성 개선에 힘입어 실적이 크게 늘었다.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8% 늘어난 4578억 원, 영업이익은 105% 증가한 207억 원을 냈다.

코오롱글로벌은 2020년 11월 이규호 부사장이 자리를 옮기기 직전에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을 인수했다. 인수를 통해 자동차부문의 덩치를 키운 만큼 이전보다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시선도 있었다.

이 부사장은 코오롱그룹의 오너 4세로 1984년 태어나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차장으로 입사했다. 

2015년 상무보에 오르고 패션부문 최고운영책임자를 맡으며 당시 국내 100대기업 최원소 임원으로 뽑히기도 했다. 2017년에는 상무, 그 뒤 1년 만인 2018년에는 전무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