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이 플랜트부문 분할로 노리는 것은 무엇일까?

안 사장은 플랜트부문의 물적분할 이후 매각을 추진해 SK에코플랜트의 기업공개(IPO) 이전에 부채비율 감소를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와 확실한 체질 개선 등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왜 플랜트 분할 추진하나, 안재현 상장 때는 환경주 원해

안재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


5일 SK에코플랜트 안팎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10월 이사회 결의 및 12월 주주총회를 통해 에코엔지니어링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기 위한 필요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관련 일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일정은 이후 변경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PEF)운용사에 에코엔지니어링사업부문의 경영권(지분 50%+1주)를 넘길 수도 있다는 이야기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지금은 물적분할까지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안 사장은 2023년까지 기업공개를 목표로 3조 원을 투자하고 기업가치 10조 원을 이뤄내겠다는 뜻을 내보였는데 이후 투자와 상장 등을 위해서는 부채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은 2021년 상반기 기준 338.4%다. 2019년에는 266.3%였지만 친환경사업을 본격화한 2020년에는 386.1%까지 치솟았다.

건설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200%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높은 편이다.

플랜트부문의 분할과 매각이 기업공개에 앞서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특히 SK에코플랜트가 건설주보다는 환경주로 평가될 때 기업가치를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2월 임직원들에게 우리사주 청약계획을 알리며 우리사주 청약모집의 취지가 회사의 기업공개(IPO)에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상반기 기준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부문 매출은 1조8957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5.1%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큰 비중의 사업부문을 분할해 매각하게 되면 SK에코플랜트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회사로 바뀌는 대대적 체질 개선이 이뤄지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

또 매각을 통해 학보한 자금을 환경관련 사업의 확대에 활용할 수도 있다. 

SK에코플랜트가 기존 플랜트사업에서 힘을 빼고 있다는 것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도 어느 정도 나타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의 사업소개를 살펴보면 환경사업과 신에너지, 에코솔루션부문만 설명하고 있다.

안 사장은 보고서에서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그린사업 영역의 중심축으로서 친환경사업을 펼치겠다"며 "환경사업부문에서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혁신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지속적으로 그 가치를 제고하고 인수합병과 신규사업 개발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는 건설을 넘어 환경으로 사업방향을 정했다는 내용이 담겨있기도 하다.

플랜트사업의 매출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기도 하다.

SK에코플랜트의 플랜트부문 매출은 2019년 4조8000억 원에서 2020년 4조6900억 원, 올해 상반기 1조9000억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안 사장은 폐기물처리 회사들을 인수합병하면서 폐기물처리시장에서 지위를 탄탄히 하고 사업구조를 바꾸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폐기물 처리업체 EMC홀딩스 인수에 1조 원을 투입했다.

올해 들어와 6월에는 클렌코, 대원그린에너지, 새한환경, DDS 등 4개 기업의 인수를 위해 4177억 원 규모의 주식매 매계약(SPA)를 맺었고 7월에는 도시환경, 이메디원, 그린환경기술 등 3개사 인수를 위한 2천억 원 규모의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의료폐기물을 제외한 하루 968톤의 사업장폐기물 소각용량을 보유해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의료폐기물 소각용량도 하루 139톤으로 늘어 점유율 2위에 올랐다. 

안 사장은 인수합병뿐 아니라 여러 기업 및 단체와 협력을 통해 친환경사업에서 융합시너지도 도모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8월31일 울산시, 남부발전, 핵융합에너지연구원, GS건설, SK증권 등과 '플라즈마 기술활용 청정에너지화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 사업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발전사업으로 2024년까지 사업비 1600억 원이 투입되고 하루 폐자원 처리 70톤으로 3만 가구가 사용할 수 있는 16MW의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