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정찬 네이처셀 대표이사 회장이 줄기세포치료제의 세계 최대 의료시장인 미국 진출에 힘을 주고 있다.
라 회장은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단했던 임상시험을 재개하며 미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3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네이처셀이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조인트스템의 임상시험 재개와 다른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개발자금문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네이처셀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시험계획을 승인받은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은 무릎 골관절염 치료제 조인트스템,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폐렴 및 폐 손상 치료제 아스트로스템V,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아스트로스템 등 3개다.
네이처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임상개발에 필요한 자금은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셀은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402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최근 무릎 골관절염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 조인트스템의 미국 임상2b/3a상에서 환자에 약물 투여를 시작하며 임상시험을 본격화했다.
그동안 미국 내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임상시험을 중단했는데 백신 접종이 확대되면서 조인트스템의 임상시험을 재개했다. 임상시험 대상자를 140명을 등록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는데 8월까지 환자 13명을 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여전히 미국의 하루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10만 명대를 넘나들고 있지만 라 회장은 더 이상 임상시험을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조인트스템은 네이처셀의 관계사 알바이오가 국내 임상3상을 마치고 현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는데 미국 임상은 네이처셀이 주도하고 있다.
라 회장은 미국을 방문해 8월30일 임상책임자와 만나서 임상전략을 논의하는 등 조인트스템의 임상시험 성공에 특히 공들이고 있다.
이는 미국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 수가 국내의 10배를 넘을 정도로 시장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무릎 골관절염 환자 수는 2026년 4천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라 회장은 국내에서 조인트스템의 임상3상을 진행했던 경험과 결과자료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미국 임상에서 한층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라 회장은 조인트스템 임상책임자와 미팅에서 “미국 연구자들과 협력해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에서 인정받는 줄기세포치료제를 출시하고 글로벌 줄기세포치료제 기업으로 도약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조인트스템 이외 다른 줄기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미국 임상 속도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처셀은 11월부터 코로나19 감염에 따른 폐렴 및 폐 손상 치료제로 개발하는 아스트로스템V의 미국 임상1/2a상 진행을 위한 환자모집을 실시하기로 했다. 모집 목표인원은 10명이다.
특히 아스트로스템V의 개발전략을 바꾼 만큼 임상개발은 물론 향후 상업화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네이처셀은 당초 환자 본인 또는 형제자매에게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으로 아스트로스템V를 개발하려고 했는데 앞으로는 타인의 줄기세포를 활용해서도 만들기로 개발전략을 수정했다.
환자 본인 또는 형제자매에게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의 자가 줄기세포치료제는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치료제 활용 역시 제한되는 한계가 있다.
반면 타인의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방식의 타가 줄기세포치료제는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날 수는 있지만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누구나 활용할 수 있는 치료제라는 점에서 상업적 가치가 더 크다.
네이처셀은 이밖에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아스트로스템에 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근본적 치료제(DMT)’로 지정될 수 있도록 80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임상2상 시험계획을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공학정책연구소는 세계 줄기세포치료제시장 규모는 연평균 16.5%씩 성장해 2023년에는 33억8천만 달러(4조1600억 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