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가 메타버스 테마의 상장지수증권(ETN)상품 출시를 통해 메타버스 열풍에 가세한다.
메타버스분야가 새로운 메가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테마상품은 신한금융투자가 상장지수증권 고객들을 확보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며 이날 신한금융투자가 내놓은 ‘신한 FnGuide 메타버스 상장지수증권’ 상품이 증시에 상장됐다.
국내 상장지수상품(ETP) 가운데 메타버스 테마상품이 상장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TP는 상장지수증권과 상장지수펀드(ETF)를 합쳐 부르는 용어다.
메타버스 테마의 상장지수펀드는 이르면 9월 말 처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로 현실이 융합된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한다.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메타버스 테마가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상품 출시는 상장지수증권에 고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지수증권은 해외지수, 원자재, 선물옵션 등을 기초지수로 하는 투자상품이다. 자산운용사가 기초지수에 맞춰 자산을 편입하는 상장지수펀드와 달리 증권사가 신용을 기반으로 사전에 약정된 기초지수 수익률을 직접 지급할 것을 보증하는 구조다.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 메리츠증권 등 발행요건을 충족한 9개 증권사가 사업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상장지수증권 도입 때부터 초기 사업자로 참여하면서 존재감을 보여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으로 신한금융투자는 국내 증시에 상장된 199개 상장지수증권 가운데 가장 많은 52개 상품을 운용하고 있다.
삼성증권(44개)과 한국투자증권(36개), 미래에셋증권·KB증권(각 16개), 대신증권(14개)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상장지수증권은 지금까지 원자재, 원유 등 상장지수펀드에 없는 상품이 주류를 이뤄왔는데 최근에는 다양한 기초지수 추종상품이 출시되는 등 상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올해 2월 하나금융투자는 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증권 상품을, 8월에는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각각 내놨다. K-뉴딜지수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업종으로 구성됐다.
삼성증권과 KB증권도 8월에 K-뉴딜지수와 2차전지 K-뉴딜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상장지수증권 상품들을 각각 선보였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장지수펀드시장에 새로 진출했는데 국내 최초로 국내 물가연동국채와 미국 물가연동국채를 각각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 상품들을 내놓으면서 차별화를 꾀하기도 했다.
상장지수증권은 상장지수펀드(2002년)보다 늦은 2014년에 처음 도입됐다. 주식시장에서 쉽게 사고팔 수 있는 데다 레버리지나 인버스 상품 투자를 통해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유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상장지수증권은 상장지수펀드보다 인지도가 낮은 데다 지난해 4월 코로나19에 따른 유가 급락으로 원유 선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의 대규모 손실 우려가 발생하면서 시장이 위축됐다.
한국거래소가 과도한 투기 수요를 막기 위해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상장요건을 강화하는 등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가 올해 하반기부터 상장지수증권 신규상장 제한요건을 완화하면서 상품 출시가 이어지고 있고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8월 상장지수증권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509억 원으로 7월(298억 원)보다 크게 늘었다. 올해 처음으로 500억 원을 넘어섰다.
다만 상장지수증권 레버리지 상품의 손실위험이 큰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할 필요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5월 레버리지상품에 투자하려면 기본예탁금 1천만 원을 맡기고 사전 온라인교육을 이수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지수증권은 상장지수펀드에 비해 관심도가 낮은 시장이다”며 “고객들이 관심을 둘 만한 다양한 상품 개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