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가 디지털치과사업 역량을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투자업계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글로벌 치과용 기자재업체 카보(KAVO)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 또한 디지털치과사업 역량을 높이는 전략과 맥이 닿아 있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

▲ 엄태관 오스템임플란트 대표이사.


24일 치과임플란트업계에 따르면 오스템임플란트가 오랫동안 파트너십 관계를 이어온 글로벌기업 카보를 인수물망에 올려놓고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2002년 카보로부터 수술용 모터 도입을 시작했으며 2003년 3월에는 카보와 치과용 기자재의 국내 총판계약을 체결해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카보는 치과전동의자, 엑스레이 등 다양한 치과용 기자재장비를 제품군으로 보유하고 있다.

1909년 독일에서 설립돼 100년 이상 업력이 이어져왔기 때문에 유럽에서 높은 인지도를 자랑한다. 2019년 기준 카보의 연매출은 3800억 원 수준이다.

여기에 카보는 치과용 엑스레이기계 등에 활용되는 이미징 소프트웨어분야에서도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엄 대표가 역점을 두고 있는 디지털치과사업에 필요한 역량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다소 취약하다고 평가를 받고 있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카보의 기술력이 적극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디지털치과는 데이터 획득 및 분석에서부터 수술 및 치료에 이르기까지 환자의 구강과 관련한 모든 정보를 디지털화해 구강상태에 최적화된 진료를 적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비숙련의사도 디지털치과를 통해 정밀도가 높은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수요가 높다.

엄 대표는 올해 디지털치과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이미 디지털임플란트 수술 보조장치 ‘원가이드(OneGuide)’와 초정밀 밀링머신 ‘원밀포엑스(OneMill4x)’, 환자 개인 맞춤형 임플란트 지대주(인공치근과 보철물을 연결해주는 기둥) ‘원핏(OneFit)’, 투명교정장치 등의 디지털치과제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치과용 구강 스캐너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3셰이프(3Shape)와 파트너십을 맺고 구강 스캐너 ‘트리오스(TRIOS)’, ‘캐드(CAD) 소프트웨어’의 글로벌 판권도 획득하는 등 디지털치과사업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치과의료업계 일각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디지털치과사업을 위한 제품군을 갖추고 있지만 이들 제품군을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은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려왔다.

엄 대표도 올해 6월 한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치과사업의 디지털화에 주력하고 있는데 장비분야는 거의 완성된 반면 글로벌업체 기준 소프트웨어분야의 완성도가 낮은 편이다”며 “이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보 인수는 오스템임플란트의 소프트웨어분야 경쟁력 강화는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그동안 카보의 치과용장비를 국내에 판매하면서 일정 부분의 수수료를 지급해왔는데 카보를 인수하게 되면 수수료부담이 사라지게 된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올해 6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 2730억 원을 포함해 유동자산 6166억 원을 보유하고 있어 카보 인수에 필요한 자금인 4500억 원을 마련하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다만 오스템임플란트가 현재 자산으로만 카보를 인수하게 되면 부채비율이 급증하게 돼 추가로 자금을 확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올해 6월 말 기준 오스템임플란트의 부채는 8602억 원 수준이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 혹은 금융기관으로부터 차입 또는 카보 인수를 위한 추가 투자자 확보에 나서지 않겠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는 13일 카보 인수협상과 관련한 한국거래소의 조회공시 요구에 공시를 통해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향후 구체적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하겠다”고 답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