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덕 한섬 대표이사가 프리미엄 기능성 화장품을 들고 화장품시장에 진출한다.

김 대표는 한섬이 패션업계에서 쌓아온 프리미엄 노하우를 화장품사업에도 접목해 패션, 유통 등 그룹 내 사업들과 시너지를 낸다는 전략을 세웠다.
 
한섬 기능성 화장품으로 다각화 출발, 김민덕 프리미엄전략 성공할까

▲ 김민덕 한섬 대표이사.


16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첫 번째 화장품 브랜드 ‘오에라(Oera)’를 26일 내놓기로 했다.

오에라는 스킨케어기능을 강조한 프리미엄 브랜드다. 가격대는 20만~50만 원선으로 비슷한 가격대의 신세계인터내셔날 ‘뽀아레’, 아모레퍼시픽 ‘시예누’ 등과 경쟁하게 된다.

김 대표는 가까운 시일 내에 상위 브랜드 ‘캘리브레이트’도 출시해 후 숨, 오휘 등 LG생활건강과 프리미엄 브랜드와도 겨룬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조기 안착을 위한 마케팅 전략도 세웠다.

한섬은 앞으로 현대백화점 그룹의 백화점, 면세점, 홈쇼핑, 온라인몰 채널을 활용해 국내 프리미엄 기능성 화장품 소비층을 공략하기로 했다.

김 대표가 화장품시장에 진출하려는 까닭은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 정체에 따른 것이다. 한섬은 국내 패션사업에 매출 대부분을 의존하고 있으나 국내 패션시장은 2014년 이후 0.9%대 저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런 영향을 받아 한섬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1959억 원, 영업이익 1020억 원을 내 2019년보다 매출은 5.1%, 영업이익은 4.2% 줄었다.

이에 김 대표는 2020년 기능성 화장품 전문기업 클린젠코스메슈티컬(현 한섬라이프앤)과 화장품 원료기업 SK바이오랜드(현 현대바이오랜드)를 인수해 화장품사업 진출을 준비해왔다.

한섬이 진출하려는 프리미엄 기능성 화장품시장의 전망은 밝다. 한섬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스킨케어시장은 1조5천억 원 규모로 매년 10% 이상 성장하고 있다.

다만 이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바라보고 패션이나 식품 관련 기업은 물론 제약회사에다 대형병원까지 뛰어들고 있다는 점은 김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화장품기업들 사이 경쟁이 치열한 데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중요한 프리미엄시장을 우선적으로 겨냥한 전략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실제 최근 다른 패션기업들의 화장품시장 진출사례들을 살펴봐도 수요가 많은 색조화장품이나 저가향수 시장에 진출한 뒤 노하우와 인지도를 축적해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는 단계를 밟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섬의 화장품시장 진출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이다.

정소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섬의 화장품시장 진출이 기대되는 것은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를 보유한 한섬이 처음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는 점 때문이다”라며 “백화점을 보유한 그룹 차원에서 사업시너지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