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섭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석유공사의 재무상태를 개선하는 데 탄력을 주기 위해 조직을 개편할 것으로 보인다.
조직개편 결과에 따라 인력과 자산을 정비한다면 석유공사가 보유한 비우량 해외자산의 매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석유공사 안팎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가 석유공사의 재무개선을 목표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과 관련한 연구용역을 발주하면서 김 사장의 재무개선방안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재무개선 및 에너지 전환 대응을 위한 석유공사 거버넌스(지배구조)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이번 연구는 2022년 3월31일까지 진행된다.
이번 연구용역의 목표는 석유공사의 재무 개선과 에너지 전환 대응, 자원안보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지배구조 개편방향을 검토하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연구용역에서 국내외 자원공기업의 거너번스 개편사례를 분석해 효과와 시사점을 얻고 석유공사 거버넌스 개편안과 방법을 제시한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산업통상자원부마저 석유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게 된 것은 석유공사가 지난해부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질 정도로 재무상황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석유공사는 지난해에 1979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부채가 자산을 넘어서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전체 부채 18조6449억 원 가운데 이자를 부담하는 부채규모가 14조6685억 원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4천억 원을 웃돈다.
김 사장은 이번 연구용역에 따라 석유공사의 조직과 보유자산을 점검하고 나면 본격적으로 비우량 해외자산의 매각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에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제2차 해외자원 개발혁신 태스크포스’에서도 석유공사에 핵심 우량자산을 분리해 운영하는 방안을 권고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석유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뒤 재무상태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해외자산 정리에 힘을 쏟고 있다.
김 사장은 석유공사 사장 취임사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냉철하게 점검해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겠다”며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재무건전성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석유공사는 올해 페루 석유회사인 사비아페루 지주회사의 지분을 모두 매각했고 캐나다 하비스트 유전 등 다른 해외자산도 선별해 매각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김 사장이 취임한 뒤 해외자산을 효율적으로 정비하는 전략을 한참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외 석유산업 동향과 기술에 밝은 전문가로 석유공사의 구원투수로 뽑혔다.
서울대학교 조선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오하이오주 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글로벌 석유기업 셀에서 20년 넘게 일했다.
2009년부터 SK이노베이션에서 기술원장,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았고 2016년부터 울산화학기술원 교수로 일하다가 올해 6월 석유공사 사장에 취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