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이 2분기 실적을 통해 미래 전기차시대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온시스템 인수전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전기차시대 경쟁력은 기업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온시스템을 품기 원하는 글로벌 부품업체들은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 전기차시대 실적으로 성장성 입증, 매각가격 더 올리나

▲ 성민석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최고경영자 사장.


13일 증권업계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하반기 이후 전기차부품사업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의 주요 고객사인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은 신형 플랫폼 기반 전기차 생산을 하반기 더욱 크게 늘릴 계획이다”며 “한온시스템 역시 하반기 전기차부품사업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것이다”고 내다봤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전기차시장 확대 기조에 따라 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도 전기차 비중을 빠르게 늘릴 준비를 하고 있다.

포드와 제너럴모터스 역시 한온시스템의 주요 고객으로 꼽힌다. 현대차그룹과 포드, 폴크스바겐그룹, 제너럴모터스는 한온시스템의 매출 1~4위 업체로 한온시스템은 상반기 이 4곳에서 전체 매출의 73%를 올렸다.

한온시스템 전기차부품사업의 기대감은 신규수주를 통해서도 확인된다.

한온시스템은 올해 들어 7월까지 기존 계약의 연장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수주(New-win)를 3억4200만 달러 따냈는데 이 가운데 96%를 친환경차부품사업에서 올렸다.

친환경차부품사업 수주비중은 2016년 35%에서 2017년 36%, 2018년 63%, 2019년 73%, 2020년 76%을 거쳐 올해는 사실상 새로운 수주의 전부를 친환경차부품이 차지했다.

신규수주의 고객이 다양해진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한온시스템은 7월까지 따낸 새로운 수주의 91%를 매출 순위 1,2위인 현대차그룹과 폴크스바겐그룹이 아닌 다른 완성차업체로부터 수주했다.

전기차는 열관리역량이 주행거리 등에 직접 영향을 미쳐 공조시스템의 기술 경쟁력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데 한온시스템은 이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한온시스템이 생산하는 차량용 히트펌프시스템은 추운 겨울철 전기차 주행거리를 늘려주는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히트펌프는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재활용해 난방열원으로 활용하는 시스템인데 글로벌 부품업체 가운데 한온시스템과 일본 덴소 등 소수업체만 양산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온시스템이 2분기 실적과 신규수주 등을 통해 전기차시대 성장성을 입증한 점은 매각에서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는 현재 보유하고 있는 한온시스템 지분 전량인 50.50%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글로벌 사모펀드와 함께 독일 자동차부품업체 말레, 프랑스 자동차부품업체 발레오, 일본 전자부품업체인 일본전산(니덱) 등 외국업체를 중심으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산업은 글로벌시장에서 인수합병이 상대적으로 활발한 곳으로 평가된다.

한온시스템 역시 2013년 모회사인 미국 비스테온의 공조회사들이 더해져 세계 공조시장 점유율 2위에 올랐고 2015년 한앤컴퍼니에 인수된 뒤에도 2018년 캐나다 자동차부품업체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 등을 인수하며 경쟁력을 키웠다.

글로벌 자동차부품업계는 전기차시대를 맞아 다시 한번 지각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한온시스템이 지닌 전기차부품 경쟁력이 글로벌 부품업체들에게 큰 매력으로 다가갈 수 있는 셈이다.

한온시스템 인수전은 현재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을 중심으로 실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장에서는 앞으로 진행될 본입찰에서 추가 참여업체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온시스템 전기차시대 실적으로 성장성 입증, 매각가격 더 올리나

▲ 한상원 한앤컴퍼니 대표이사 사장.


이재일 연구원은 “한온시스템은 글로벌 공조업체 및 완성차부품업체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데 이에 따라 앞으로 추가 인수후보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한온시스템의 가격이 인수업체에 부담스러울 정도로 이미 충분히 높게 형성됐다고 바라본다.

이번 매각대상 지분은 한앤컴퍼니가 보유한 50.50%와 한국타이어가 보유한 19.49% 등 약 70%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현재 주가 수준(1만6150원)으로만 지분가치를 따져도 6조 원에 이른다.

이미 비싼 가격으로 인수 의향자들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경영권 프리미엄과 함께 전기차시대 미래 성장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큼 인수전략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

매각주체인 한앤컴퍼니와 매각 당사자인 한온시스템 등은 매각규모가 큰 만큼 모두 이번 매각과 관련해 말을 아끼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이번 인수전과 관련해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인 한앤컴퍼니에 확인한 결과 모건스탠리 및 에버코어를 자문사로 선정해 지분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실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