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KB캐피탈 자금지원에 조만간 나설까?
KB캐피탈은 자본규모가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레버리지배율 규제가 강화되는 내년까지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캐피탈을 제외한 하나캐피탈, 신한캐피탈, 우리금융캐피탈 등은 최근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확충에 온힘을 쏟고 있다.
7월 하나금융지주가 2천억 원, 6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1500억 원을 캐피털 계열사에 투입했다.
여기에 더해 하나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은 최근 각각 1500억 원, 1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까지 발행했다.
우리금융지주는 5월 우리금융캐피탈 지분을 늘리는 과정에서 유상증자효과를 냈다.
우리금융캐피탈이 지분 3.59%에 해당하는 자기주식을 처분하면서 자기자본 차감항목인 자기주식 매각분만큼 자본확충효과를 얻게 된 것이다.
우리금융지주는 10일 우리금융캐피탈의 잔여지분을 모두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편입했다.
캐피털사들은 상반기 높은 성장률을 보이면서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KB, 신한, 우리, 하나) 계열 캐피털회사 4곳의 순이익은 446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8%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업황이 좋고 기존 소매금융 중심의 상품을 기업금융으로 확대하는 등 사업영역 확대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높은 성장세에도 자본확충을 서두르고 있는 것은 내년부터 강화되는 금융당국의 건전성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당국은 캐피털사의 과도한 사업확장을 막기 위해 레버지리배율 한도를 강화하는 방안을 2월 발표했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캐피털사는 레버리지배율을 기존 10배에서 9배 미만으로, 2025년까지는 8배 미만으로 맞춰야 한다.
레버리지배율은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을 나타내는 값으로 기업이 타인자본에 얼마나 의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건전성지표다.
레버리지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기자본 수준을 늘려야 한다.
이에 따라 KB캐피탈도 조만간 영업여력을 키우기 위한 자본확충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KB캐피탈은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075억 원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6.26% 늘어났다.
KB금융지주와 KB캐피탈 측은 유상중자나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관련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캐피탈에 자금을 투입할지 여부는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KB캐피탈이 건전성 압박을 지속해서 받고 있으며 레버리지배율 규제가 강화되는 내년까지 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만큼 조만간 다른 금융지주들 처럼 이 과정에서 KB금융지주가 자금을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KB캐피탈은 2019년 3월 500억 원, 2020년 3월 500억 원의 유상증자로 자본을 추가로 확충했지만 영업자산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여전히 자본건전성 부담을 안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3일 낸 보고서를 살표보면 "(KB캐피탈은) 영업자산 확대에 따른 높은 레버리지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며 "레버리지규제 강화 등을 고려했을 때 성장속도 조절 또는 자본확충을 통한 자본비율 관리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KB캐피탈의 수정레버리지는 10.1배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