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발전소 건설부지를 발전사 주도로 선정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의 신청을 받아 마련한다.

김 사장은 이러한 선정방식이 발전소 건설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주민들과의 갈등을 줄이고 이에 따른 사업지연도 최소화할 것으로 바라본다.
 
[오늘Who] 남동발전 발전소 원하는 곳에 짓는다, 김회천 발상의 전환

▲ 김회천 한국남동발전 사장.


10일 남동발전에 따르면 폐쇄를 앞둔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 4호기를 대체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의 건설부지를 마련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6곳을 상대로 공모를 진행해 경상남도 고성군을 최종 사업지로 꼽았다.

지자체를 대상으로 발전소 유치 공모를 받은 것은 발전공기업 가운데 남동발전이 처음이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발전소 부지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동의가 중요한 부분이다"며 "선제적으로 주민 동의를 확보해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모두의 고민 끝에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받는 방법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은 앞서 5월부터 지자체 10여 곳에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한 뜻이 있는지를 묻는 문서를 보냈다.

이후 남동발전은 지자체 6곳으로부터 유치 의향서를 접수받아 지자체와 주민, 지방의회 등을 대상으로 사업설명회를 열었다.

6월 말 남동발전은 주민과 지방의회로부터 절반 이상의 동의를 확보한 지자체를 대상으로 유치 제안서를 접수받은 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건설입지선정위원회에서 최종 사업지를 선택했다.

남동발전이 발전소 건설부지를 스스로 찾아 직접 선정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를 상대로 공모를 진행하게 된 것은 주민들의 반발로 부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남동발전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폐쇄가 예정된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 4호기를 대체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대구국가산업단지에 건설하려고 했다.

하지만 주민들이 주거단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반발하고 당초 발전소 건설을 반겼던 대구시마저 주민들의 반대에 한발 물러서자 발전소 건설이 무산됐다.

김 사장은 앞으로 추진하게 될 석탄화력발전소 대체부지 확보도 유치를 희망하는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방식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남동발전은 이번에 결정된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3, 4호기의 대체부지뿐 아니라 2028년에 폐쇄를 앞둔 삼천포석탄화력발전소 5, 6호기의 대체부지도 확보해야 한다.

남동발전은 보도자료를 통해 “새로운 입지의 선정방식이 정부의 친환경에너지정책에 따른 천연가스발전소로 전환을 위한 부지선정의 모범사례이자 주민과 의회의 과반이상의 동의를 얻어 진행하는 만큼 사업 추진에서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남동발전이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한 발전소 부지 선정방식은 다른 발전공기업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다른 발전공기업들도 남동발전과 마찬가지로 폐쇄하는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신할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부지를 마련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부는 2034년까지 가동연한이 30년이 되는 석탄화력발전소 30기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하는 액화천연가스발전소 24기를 건설할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발전공기업들은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면서 발생하는 전력 생산공백을 메우기 위한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부지를 찾는 일이 시급해졌다.

김 사장은 남부발전 홈페이지 인사말을 통해 “남동발전은 앞으로도 국내에서 가장 모범적 상생의 에너지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