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은 카카오페이 기업공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으로서는 카카오페이의 상장일정이 2~3달가량 밀리며 꼬이게 된 데 따른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페이 상장일정 꼬여 보험진출도 차질, 삼성증권 책임론 부담

▲ 장석훈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카카오페이는 8월 초에 상장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증권신고서를 새로 제출하게 되면서 4분기에나 상장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를 두고 고평가 논란이 나오고 상장일정도 꼬이면서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7월16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를 정정할 것을 요구받았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의 중요사항에 거짓이 있거나 중요사항이 누락된 경우, 투자자의 합리적 투자판단을 저해하거나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 경우 등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의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카카오페이의 기업가치 및 공모가가 정정 요구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카카오페이에 앞서 금감원은 크래프톤과 에스디바이오센서에도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했는데 이 때도 고평가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시선이 나왔다.

크래프톤과 에스디바이오센서는 새로운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기업가치 평가액과 공모가 희망범위를 낮췄고 이후에는 정정요구 없이 기관투자자 수요조사 및 일반청약 등 일정을 차질없이 마무리했다.

앞선 두 사례가 있었던 만큼 대표주관사인 삼성증권이 이를 거울삼아 카카오페이의 적정 기업가치 및 공모가 산정에 좀더 신중을 기했다면 충분히 정정신고서 요구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업공개 주관사는 적정 기업가치를 산출하기 위해 비교기업을 선정하고 그를 바탕으로 설득력있게 적정 기업가치 및 주가를 산출하는 일은 맡는다. 합리적 기업가치 산정 등은 주관역량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삼성증권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더해 카카오페이는 정정 요구로 상장일정이 밀리게 되면서 투자설명서에 첨부할 재무제표를 2분기 실적을 반영해 새로 작성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투자설명서나 증권신고서에 포함된 재무제표 등 회계 결산자료의 유효기간을 135일로 정하고 있다.

카카오페이가 미국 등 해외 기관투자자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선 이 규정을 따라야 하는데 카카오페이의 증권신고서에는 3월31일 작성된 재무제표가 들어가 있다.

3월31일을 기준으로 135일이 지나기 전인 8월13일까지는 청약 및 납입 등 모든 상장일정을 마쳐야 하지만 금감원으로부터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으면서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2분기 실적을 반영해 상반기 결산을 마친 뒤 반기보고서를 작성하기 까지 약 1달반이 걸리고 다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게 되면 처음 계획보다 일정은 2~3개월가량 늦춰지게 된다. 

카카오페이는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증권사업 확장과 보험업 진출 등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상장일정이 밀리면서 이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진 셈이다.

삼성증권으로서는 발행사인 카카오페이의 자금조달 계획이 미뤄지게 된 데 따른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대어급 기업공개인 카카오페이의 상장 대표주관사 자리를 따내면서 기업공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카카오페이는 7월2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적정 시가총액을 약 16조 원으로 산정했고 공모규모는 1조710억 원~1조6320억 원, 공모가 희망범위는 6만3천 원~9만6천 원으로 제시했다.

카카오페이는 29∼30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친 뒤 8월4일∼5일 일반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해야 하는 만큼 상장일정이 뒤로 밀리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