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단숨에 은행 대장주 자리를 꿰차며 화려한 코스피 신고식을 치렀다. 

상장 첫날 이른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뒤 상한가)에는 실패했지만 시가총액이 30조 원을 넘어서면서 단숨에 금융주 1위로 올라섰다.
 
카카오뱅크 플랫폼 성장성에 투자자 베팅, 공모주 옥석가리기 본격화

▲ 서울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영업부에 설치된 카카오뱅크 공모주 일반 청약 관련 안내문. <연합뉴스>


상장을 앞두고 고평가 논란이 이어졌지만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성장성에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상장을 계기로 공모주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화할 것이란 시선도 나온다. 
   
6일 상장한 카카오뱅크 주가는 시초가보다 29.98%(1만6100원) 급등한 6만98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카카오뱅크는 시초가가 공모가(3만9천 원)보다 37.69% 높은 5만3700원에 형성돼 따상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시가총액 33조1619억 원으로 기존 금융주 1위였던 KB금융(21조7052억 원)보다 10조 원 이상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화려하게 증시에 입성했다.

코스피 시가총액 순위 11위인 기아(34조6991억 원)와 격차도 1조 원대에 불과한 만큼 추가 순위 상승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이날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직후 10% 이상 하락했지만 수 분 만에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6만8천 원까지 상승한 뒤 등락을 반복했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약세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승폭을 키웠고 결국 상한가에 장을 마쳤다.

투자자들은 카카오뱅크의 플랫폼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서 모두 역대급 규모의 주문을 받으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기업가치와 관련해 은행업과 플랫폼 사업 가운데 어디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를 놓고 의견이 나뉘면서 공모가 고평가 논란을 완전히 벗지는 못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4년간 카카오뱅크가 혁신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보여준 성장성과 가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바라봤다.

반면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은행으로서의 성장성, 플랫폼 비즈니스 기대감 등을 이미 상당부분 반영한 밸루에이션으로 보이기 때문에 상장 이후 주가가 추세적으로 의미있게 상승하는 모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내다봤다.

또 최근 크래프톤이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에 참패한 여파가 카카오뱅크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하지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상장 첫날 준수한 흐름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는 데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기업공개(IPO)에 나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투자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본격 시작될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인기 공모주를 미리 사려는 투자자들이 비상장주식거래시장에서 이른바 ‘묻지마 투자’에 나서면서 일부 주식의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연이은 공모가 고평가 논란 등으로 장외시장 투자자들이 매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투자협회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K-OTC)의 거래대금 규모는 올해 1월 약 2천억 원 수준이었지만 7월에는 약 884억 원으로 5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