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까? 

키움증권은 상반기 좋은 실적을 내면서 영업이익 1조 원 달성 목표에 성큼 다가섰지만 수익에서 위탁매매부문의 비중이 여전히 높아 기준금리와 증시 거래대금 등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키움증권 영업이익 1조 달성할까, 기준금리와 증시 거래대금은 변수

▲ 이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


5일 금융정보회사 에프앤가이드(FnGuide) 등에 따르면 키움증권이 2분기에 영업이익 2419억 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 

키움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이 3472억 원이었던 점을 놓고 보면 상반기 영업이익은 5891억 원으로 6천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키움증권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기게 될 수도 있다.

에프앤가이드는 키움증권의 2021년 영업이익이 1조263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키움증권은 코로나19 이후 거래대금이 급증한 데 힘입어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거뒀지만 아쉽게 영업이익 1조 원의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키움증권은 2020년 연결기준으로 영업이익 9690억 원, 순이익은 7034억 원을 벌어들였다. 2019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104%, 순이익은 93% 증가했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을 넘긴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2020년 기준으로 키움증권의 자본규모는 2조 원대에 불과했는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자본규모가 4조 원을 넘는 초대형증권사들을 앞지른 것인데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은 이루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키움증권은 올해 유상증자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신사업을 추진하는 등 수익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다. 그 성과가 나타난다면 앞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시대를 활짝 열게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6월 44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자기자본 3조 원을 넘겼고 종합투자금융사업자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마이데이터사업을 통해 맞춤형 자산관리 등 서비스를 내놓는다는 계획을 세웠다. 

다만 현재 키움증권이 추진하고 있는 마이데이터 등 수익 다변화 전략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의 원동력이 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올해 증시 거래대금 증가세가 1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다소 힘을 잃은 만큼 위탁매매 수익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키움증권의 위탁매매부문 의존도가 높은 만큼 거래대금이 예상보다 급격히 감소한다면  실적 또한 큰 폭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올해 안에 기준금리 인상이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 점도 키움증권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금리의 반등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서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상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기준금리 인하주기의 종료가 임박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증권업은 유동성이 확대될 때 유리한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는 만큼 업종의 대세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에 따르면 실제로 기준금리 인하시기와 인상시기의 증시 합산 수익률을 비교해보면 금리가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기준금리를 낮추던 시기인 2012년 7월~2017년 11월에 코스피와 코스닥 합산 시가총액은 61% 증가했다.

반대로 기준금리를 높였던 2017년 11월~2019년 7월에는 14% 하락했다. 다시 금리인하를 추진한 2019년 7월부터 현재까지 증시 합산 시가총액은 66% 뛰었다. 

다만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시기에 접어들더라도 증시 하락폭은 15% 정도에 그칠 것"이라며 "또한 3분기까지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지며 증시 상승세와 거래대금도 규모도 어느 정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안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