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은 지난해 말 4위에서 올해 1분기 3위로 오른데 이어 2분기에는 DB손해보험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6월에는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로 163억5600만 원을 거두면서 삼성화재의 수익 160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장기인보험 실적 증가흐름이 이어진다면 조용일 사장은 장기인보험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삼성화재를 넘어서는 것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장기인보험은 삼성화재가 시장 점유율이나 성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초회보험료 규모에서 줄곧 1위를 유지해오고 있다. 2019년 메리츠화재가 삼성화재와 월별 실적에서 엎치락 뒤치락하며 연간 신계약 보험료 차이를 42억 원까지 좁히기는 했지만 결국 넘어서지 못했다.
장기인보험은 보험료 납입기간이 3년 이상으로 상해·질병 등 사람의 신체와 생명의 위험을 보장하는 상품이다. 암보험과 어린이보험, 치매보험, 치아보험 등이 대표적이며 실손의료보험도 포함된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통상 제도 개선을 앞두고 있으면 전 달에 많이 판매되는데 7월 실손의료보험 개정을 앞두고 6월 판매가 늘어났다"며 "장기인보험상품 전체적으로 실적이 좋은데 특히 어린이보험이 많이 팔렸다"고 말했다. 어린이보험은 종합보험으로 실손의료보험과 함께 판매되곤 한다.
현대해상의 6월 장기인보험 초회보험료 가운데 어린이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32%에 이른다.
현대해상의 장기인보험 실적 증가는 주력상품인 어린이보험 판매 증가가 이끌었다.
현대해상은 상반기에 어린이보험 초회보험료로 191억 원을 거두며 어린이보험 1위를 지켰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17.9% 늘었다. 현대해상에 이어 DB손해보험 109억 원, 메리츠화재 108억 원, KB손해보험 68억 원 등으로 집계됐다.
조용일 사장은 어린이보험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에 힘을 실으며 상품 경쟁력을 높이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배타적 사용권은 보험소비자를 위해 창의적 보험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 기간 독점적 상품 판매권리를 부여하는 제도다.
현대해상은 7월까지 모두 7건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국내 보험사 가운데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이 가운데 어린이보험에서 취득한 배타적 사용권이 4건에 이른다.
현대해상은 '(무)소중하고 든든한 어린이보험'에서 척추측만증과 급성신우신염 진단 담보로 각각 6개월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무)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에서는 31주 이내 출생 진단비와 고위험 산모질환 진단비로 각각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지난해 현대해상이 어린이보험으로 획득한 배타적 사용권이 2건인 점을 고려하면 조 사장이 올해 들어 어린이보험의 경쟁력 강화에 더욱 힘을 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어린이보험 판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보험업계 최초로 5월 ‘어린이보험 전용 콜센터’ 문을 열기도 했다.
현대해상 어린이보험의 상품성도 다른 보험사보다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굿앤굿어린이종합보험Q은 다른 보험사와 달리 시각·청각·언어·지체·자폐·정신·뇌병변·지적장애 등 8대 장애 진단비를 태아 때부터 보장한다. 기존 뇌혈관질환·허혈성심장질환 보장에 없는 부정맥·심부전·심장판막증 수술까지 보장하는 등 가입 금액에 비해 보장 내용이 넓은 편에 속한다.
납입면제도 다른 보험사들이 적용하는 후유장애 80% 기준이 아닌 50% 이상에 적용되며 암 진단 면책기간도 없다.
어린이보험은 대체로 자녀를 위해 부모가 가입한다. 자녀가 태어나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발생하는 병원비 입원비 치료비 등을 보장해 일반 상품보다 해지율이 낮다. 최근 출시되는 어린이보험은 30세까지 가입할 수 있어 20대 공략에도 도움이 된다. 자녀와 부모의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현대해상은 2004년 7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어린이 전용 종합보험 '굿앤굿 어린이 종합보험'을 출시했다. 16년 동안 418만 건이 판매된 인기상품이다.
지난해 태아 시기에 이 보험을 가입한 수는 16만9800건이다. 지난해 태어난 신생아가 27만2400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출생아의 60%가량이 현대해상의 어린이보험을 가입한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