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가 국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주도하면서 보령제약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다.

기업투자는 지분가치를 높이고 신약 후보물질 확보에도 도움이 돼 보령제약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도 있다.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 김정균 보령홀딩스 대표이사.


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이 투자한 국내외 바이오벤처가 증시 상장을 추진할 정도로 기업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보령제약 오너3세로서 투자를 주도한 김 대표의 안목에 시선이 몰린다.

김 대표는 국내외 바이오벤처에 투자를 확대하며 보령제약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에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2016년 보령제약에서 이사대우로 재직하면서 바이젠셀 전환사채 인수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제약은 이후 2017년에 바이젠셀 최대주주에 올랐는데 올해 7월 기준 바이젠셀 지분 29.5%를 들고 있다.

바이젠셀은 12~13일 일반투자자 공모청약이 예정돼 있어 8월 중으로 기술특례를 활용해 코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모가 상단(5만2700원)을 기준으로 하면 바이젠셀의 기업가치는 5천억 원이 돼 보령제약이 보유한 바이젠셀 지분가치는 1500억 원 수준에 이른다. 보령제약이 2016년 전환사채 인수 당시 30억 원을 투자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후 지분 매각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50배 가량의 지분투자 이익을 보는 셈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한국예탁결제원을 통해 1년 동안 의무보유예탁하기로 해 당장 지분이익을 취득하지는 않겠지만 보령제약은 바이젠셀을 통해 신약 후보물질도 확보해뒀다.

바이젠셀은 독자개발한 면역치료 신약 개발 플랫폼을 바탕으로 림프종, 급성골수성백혈병, 교모세포종, 고형암, 아토피피부염, 이식편대숙주질환 등의 치료제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보령제약이 최근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뒤를 이을 사업분야로 항암제를 꼽았다는 점에서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을 보유한 바이젠셀과 항암제 연구개발을 협력하며 시너지를 더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보령제약은 지난해 말 바이젠셀로부터 자연살해(NK)세포 및 T세포(면역세포)를 활용한 림프종 치료제 VT-EBV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사들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백신 전문기업인 보령바이오파마는 최근 상장주관사 선정에 나서는 등 기업공개(IPO) 절차에 들어갔다.

보령바이오파마는 김 대표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보령파트너스를 최대주주로 두고 있는데 2020년 말 기준 보령파트너스는 보령바이오파마 지분 78.6%를 보유하고 있다.

보령바이오파마는 한국코러스가 주도하는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2번 접종하는 백신) 및 스푸트니크 라이트(1번 접종하는 백신) 위탁생산(CMO) 컨소시엄에도 참여 중이다. 

한국코러스는 위탁생산하는 백신의 수출을 염두에 두고 최대 13억 도즈 수준을 생산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령바이오파마는 백신 원액을 생산하기보다는 포장 및 충전 등의 완제 공정을 맡기로 했는데 아직 생산물량에 관한 협의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 생산에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보령바이오파마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이 본격화되면 톡톡히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향후 구체적으로 진행될 기업공개 절차에서 보령바이오파마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2019년 12년 보령홀딩스 대표이사에 선임될 때 “IT기술과 헬스케어가 융합되는 미래 디지털헬스케어산업에서도 기회를 찾아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0년 해외 투자사업을 전담하는 미국 현지법인 하얀헬스네트웍스를 설립했으며 같은해 7월 하얀헬스네트웍스를 보령제약의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김 대표는 하얀헬스네트웍스가 설립·운영하는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 펀드인 ‘하얀1 엘피(Hayan I, L.P.)’를 통해 보령제약에 2천만 달러(240억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여기에 3T 바이오사이언스와 케모맙, 블랙스톤라이프사이언스, 루브릭테라퓨틱스 등 국내외 바이오기업에도 투자를 확대하며 ‘제2의 바이젠셀’ 만들기에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

[편집자주]

시대의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빠르게 대체하고 메타버스라는 사이버세계가 광속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후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은 생활양식의 변화를 물론 사고방식의 대전환을 요구한다.

상생, 동반성장, 사회적 가치 같은 개념은 이미 기업 경영의 기본이념이 된 지 오래고 ESG, 탄소중립, MZ세대 등 새로 등장한 개념들조차 벌써 낯설지 않은 기업 경영의 화두가 됐다.

재계는 어느 때보다 긴장한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읽지 못하면 금세 뒤처질 수 있다. 기업들이 리더십을 다시 꾸리고 미래 세대를 탐구하는 데 힘을 쏟는 이유다.

정치권에는 30대 제1야당 당수의 출현으로 이미 세대교체 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함께 치러지는 2022년은 한국 정치사에 큰 획을 긋는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새 세대와 새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과 정치권의 움직임을 짚어본다.   

1부. 재계는 리더십 세대교체 중
1 롯데
2 금호석유화학
3 DB그룹
4. 신한금융 우리금융 
5. 하나카드, KDB생명, 우리금융캐피탈
6. 하나금융투자 
7. 셀트리온
8. 중흥건설그룹
9. 현대해상
10. 아워홈
11. 보령제약

2부. 기업의 미래 세대 읽기
3부. 새로운 세대가 바꾸는 기업문화
4부. 2022선거 2030이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