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제넥신에 따르면 이달 초 인도네시아에서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GX-19N의 글로벌 임상2/3상 진입을 앞두고 차질없는 임상 진행을 위해 준비를 하고 있다.
성 회장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발병률이 높은 남아공화국, 아르헨티나 등에서도 임상3상을 진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국내에서는 GX-19N 임상2a상이 아직 끝나지 않았는데 5월에 임상시험 참여 대상자들에게 모두 투약을 마친 뒤 현재 결과를 분석하고 있다.
올해 안에 긴급사용승인을 신청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외 글로벌 임상2상에서 좋은 결과를 확인해야 한다.
성 회장은 GX-19N의 글로벌 임상을 직접 관리감독하며 임상시험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리는 데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제약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임상1상에서 GX-19N 투약군의 중화항체 생성률이 다른 글로벌 제약사 백신의 중화항체 생성률보다 너무 낮아 GX-19N의 가치를 낮게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다.
GX-19N 임상1상에서 중화항체 생성률은 코로나19에서 회복한 환자의 9.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화이자,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중화항체 생성률이 200~30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중화항체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돌기인 스파이크 단백질과 결합해 감염력과 독성을 없애는 물질을 의미한다.
제넥신은 이와 관련해 중화항체의 수치가 낮아도 T세포의 면역반응을 통해 입원치료 없이 회복이 가능하고 중화항체 수치가 높더라도 T세포의 변영반응이 활성화되지 않으면 중증으로 발전해 치명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성 회장은 6월 GX-19N의 임상1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임상을 통해 GX-19N의 높은 안전성과 강한 T세포 반응을 다시 확인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빠르게 글로벌 임상2/3상을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제넥신은 2020년 말 기준 5천억 원이 넘는 자산을 보유함에 따라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분류돼 체계적 경영시스템을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성 회장은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을 포함해 여러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2상과 임상3상을 진행해야 하는 만큼 연구개발(R&D) 전문가인 그와 또다른 각자대표이사인 우정원 사장보다는 한정된 자금을 효율적으로 투입할 수 있는 전문경영인의 존재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성 회장은 GX-19N의 글로벌 임상3상에 참여하는 실험자를 3만 명 정도 모은다는 목표를 세워뒀는데 임상비용으로 150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치료제, 면역항암제, 자궁경부암 DNA 백신, 지속형 성장호르몬 결핍증 치료제 등의 임상시험도 진행해야 한다.
제넥신은 올해 3월말 기준 현금성 자산 359억 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당초 공언한 대로 외부투자를 받지 않는다면 제넥신이 보유하고 있는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제넥신은 15일 공시를 통해 성 회장, 우 사장이 9월1일부로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고 밝히며 전문경영인체제로 변경하기로 했다.
성 회장은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에서 모두 물러나 기술책임자로서 제넥신의 코로나19 백신과 유전자(DNA)백신기술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기로 했다.
성 회장은 대표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유전자(Gene)와 백신(Vaccine)의 뜻을 더해 제넥신이라는 이름을 정했던 초심으로 돌아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유전자백신 원천기술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성 회장이 9월에 대표이사에서 물러나더라도 언제든지 대표직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성 회장은 이미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가 복귀한 적이 있다.
성 회장은 2015년 8월에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다며 경한수, 서유석 각자대표이사를 앉히며 대표에서 물러났지만 2019년 8월 다시 대표이사로 돌아왔다.
성 회장은 올해 3월 말 기준 제넥신 지분을 불과 5.94% 보유하고 있지만 최대주주인 한독의 김영진 회장과 친분이 두터워 제넥신에서 입지가 탄탄하다. 한독은 제넥신 지분 15.2%를 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