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력 계열사 중에서는 SK텔레콤이 인적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점이 기업가치 성장 차원에선 의미 있는 성과로 꼽힌다.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뼈대로 하는 지배구조 개편은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의 활용도를 높이고 지배력을 강화하려는 SK그룹의 숙원과제였다.
애초 최 회장이 2017년 박정호 사장을 SK텔레콤 대표에 앉힌 것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마지막 열쇠를 풀어내는 데 속도를 내기 위한 인사로 풀이되기도 했다.
인적분할 추진은 SK텔레콤의 기업가치 향상 측면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통신사업과 분리한 투자전문회사로 반도체와 ICT 첨단기술분야 신사업 투자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포석을 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박정호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지배구조 개편을 회사의 기업가치 상승을 위한 마지막 수단이라고 말했다.
박 사장은 “그룹에서도 파이낸셜 스토리라고 이야기하는 데 주가라는 것은 실적보다는 회사가 지닌 꿈이 뭔지, 미래가 뭔지가 반영된다”며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SK텔레콤의 통신사업,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 비통신 성장사업 계열사들의 가치를 모두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SK텔레콤은 올해 인적분할 추진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이미 주가도 6개월 사이 40%가량 상승했다.
SK그룹 확대경영회의는 해마다 6월 최 회장이 주재하고 주요 계열사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최대 규모 경영전략회의다.
그룹의 전문경영인들이 모두 모여 집단지성으로 최고의 전략을 추구하자는 의미로 진행하는 회의지만 계열사 CEO들에게는 최 회장 앞에 각자의 성적표를 꺼내놓고 평가를 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최 회장은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재무성과 중심의 성장을 넘어 고객과 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기업가치 성장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한 최고경영자의 역할을 강조하며 “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고객신뢰와 같은 사회적 가치, 지적재산권, 일하는 문화 등 기업가치 구성요소를 활용해 시장, 투자자, 고객 등과 소통하고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성장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무엇보다 CEO가 구조적 장애물을 해결하기 위한 출사표를 던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