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싱가포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앞두고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아직은 예비인가 단계이기 때문에 하나금융지주 쪽에서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며 "설립절차가 더 진행돼야 인력이나 자본투입 등과 관련한 사항이 결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11일 싱가포르통화청(MAS)으로부터 자산운용사 설립 예비인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싱가포르 자산운용사 설립을 두고 "신설 예정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자산운용사와 아시아 지역 내 기존 그룹 채널과 협업을 통한 글로벌 시너지 극대화로 수익기반 다변화와 국부 증대뿐만 아니라 유사 선진시장으로 원활한 진출을 위한 교두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자산운용사 계열사들의 운용역량을 활용해 싱가포르 자산운용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대체투자운용과 하나UBS자산운용을 통해 투트랙 전략으로 자산운용업을 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하나금융지주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계열사다. 대체투자를 위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으며 부동산펀드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16일 기준으로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투자운용자산(AUM) 9조6068억 원 가운데 부동산 펀드는 5조7375억 원으로 전체 투자운용자산 규모의 60%에 이른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최근 부동산펀드 운용역량을 살려 리츠사업에도 진출했다. 5월21일에 국토부로부터 리츠 본인가를 획득했으며 물류센터 리츠를 준비하고 있다. 리츠란 여러 투자자로부터 모집한 자금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지분에 투자한 뒤 운용수익과 매각수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부동산 간접투자상품이다.
김 회장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부동산 투자역량을 살려 싱가포르 리츠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
자본시장연구원이 2021년 3월 발표한 '일본과 싱가포르의 상장리츠시장 성장 및 시사점'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리츠를 도입한 싱가포르는 상장리츠를 중심으로 시장을 크게 키워 글로벌 리츠시장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2020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상장리츠 시가총액은 397만 달러인데 반해 싱가포르 상장리츠 시가총액은 7798만 달러에 이른다.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인 하나금융투자가 UBS와 함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설립한 기업이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분 49%, UBS가 나머지 51%를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UBS가 보유한 지분을 인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완료되면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금융투자가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편입된다.
하나UBS자산운용은 주식·채권 공모펀드 및 단기금융펀드(MMF)를 주력으로 삼고 있다. 김 회장이 하나UBS자산운용의 운용 노하우를 활용해 국내 고객을 대상으로 싱가포르 현지에서 운용하는 신상품을 출시할 가능성도 있다.
2017에 먼저 싱가포르에 진출한 KB자산운용이 이런 구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KB자산운용은 싱가포르 법인이 운용해왔던 롱숏펀드인 '맹그로브(Mangrove) 펀드'를 활용해 국내고객을 대상으로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출시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싱가포르 자산운용 법인을 어떤 형태로 둘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주사나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자회사로 거느리면 부동산 쪽, 하나금융투자 자회사로 두면 주식·채권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시장에는 하나금융지주뿐만 아니라 KB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이지스자산운용 등이 진출해 있다.
싱가포르 자산운용시장 규모는 한국 자산운용시장 규모와 비교해 3배 가량 크다. 또한 싱가포르 금융시장은 정치적 리스크가 적어 세계 금융 중심지인 중국 홍콩이나 상하이에 비해 경제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도 있다.
싱가포르 중앙은행 겸 금융당국인 통화청(MAS)이 2020년 9월에 발표한 연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있는 운용사들의 운용자산(AUM) 총액은 2019년 말 기준 3조9770억 싱가포르 달러(약 3300조 원)에 이른다. 우리나라의 2019년 말 기준 전체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은 1139조3900억 원이다.
홍콩시장은 2019년 3월15일 범죄인 인도법안과 관련해 최초 시위가 일어난 뒤 미국 중국 갈등으로 번지면서 타격을 입고 있다.
국제금융센터가 5월에 발표한 '미중 분쟁 이후 홍콩 경제·금융시장 점검'에 따르면 홍콩 경제는 지난해까지 6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한 가운데 증권자금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