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CJ푸드빌 등 CJ그룹 계열사들이 올해 초 도입한 새로운 인사평가제도를 놓고 직원들이 불만을 내보이고 있다.

CJ그룹 경영철학에 따라 ‘신상필벌’ 원칙이 적용됐는데 상과 벌의 기준이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CJ그룹 새 성과제도에 직원들 '기준 분명치 않다' 볼멘소리도 나와

▲ CJ그룹 로고.


14일 CJ그룹 안팎에 따르면 CJ제일제당, CJ푸드빌, CJ대한통운 등 CJ그룹 계열사들은 올해 초 새 인사평가제도인 PMDS+(플러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PMDS+는 기존 성과주의 인사평가제도인 PMDS(Performance Management & Development System)를 향상시킨 것이다. 

그러나 도입한 지 6개월도 채 되지 않아 새 인사평가제도를 놓고 직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평가자에 따라 평가와 보상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1차 평가자가 각 부서 팀장인데 이들에게 연봉 등 개인정보가 공개되고 기존 인사평가제도 때보다 평가권한이 더 많이 주어져 사실상 인맥에 따라 보상이 크게 달라질 수도 있다는 문제점이 제기된다. 

여기다 일반직원들은 팀장을 대상으로 동료평가를 진행하는데 평가자인 팀장을 상대로 얼마나 객관적 평가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시선도 나온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서는 ‘평가를 하자는 것인지 팀장 밑에 줄을 세우자는 것인지 모르겠다’, ‘승진은 기준도 없이 하고 연봉은 팀장이 조정하고 말이 안 되는데 이걸 기안한 담당자는 승진까지 했다더라’ 등의 의견이 올라와 있다.

새 인사평가제도와 관련해 사업 특성상 특정 부서 직원에게만 혜택이 쏠릴 수 있다는 불만도 직원들 사이 적지 않다.

CJ제일제당만 놓고 보면 비비고 만두 등 유독 잘 팔리는 제품과 관련해 영업이나 마케팅을 맡은 팀의 실적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1년에 1번 평가하던 것을 매달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꾼 점도 직원들로서는 부담이다. 

정성평가인지 정량평가인지와 관계없이 매달 성과 목표량을 제시하고 이를 달성했는지 여부를 보고해야 하는데 직원들로서는 아무래도 성과를 내라는 압박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CJ그룹은 회사가 성장하려면 어느 정도 직원들 사이 경쟁이 필요하다고 보는 문화도 있다.

CJ그룹이 1993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된 뒤 인사평가에서 연공서열보다 성과를 앞세워 온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올해 초 CJ그룹의 주력계열사 대표이사를 대거 교체한 것도 ‘신상필벌’을 세워야 코로나19 경영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 인사제도가 직원들의 공감을 사지 못하면서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는 신상필벌을 놓고 ‘일을 죽어라 하지 않으면 벌을 주겠다는 것, 대신 보상은 짜게’, ‘CJ그룹은 왜 네이버나 다음, 삼성, 넥슨처럼 보편적 파격보상은 못하나’ 등의 직원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룹 홈페이지 인사말에서 “성장의 가장 큰 동력은 사람, 즉 CJ의 인재들이다”며 “유연하되 원칙을 지키고 그 바탕 위에서 경쟁과 도전을 지향하는 우리의 강한 기업문화가 ‘글로벌 CJ’의 내일을 앞당길 것으로 믿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