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세 교촌에프앤비 대표이사 회장이 국내 치킨시장 1위 자리를 지키기 위해 교촌치킨의 기존 소형매장을 중대형매장으로 전환하는 데 힘쓰고 있다.
매장이 커지는 만큼 주방설비를 확대해 단기적으로는 늘어난 배달수요에 대응하면서 장기적으로는 매장영업과 수제맥주사업의 시너지를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내부 면적이 66.12㎡(20평)가 넘는 중대형매장의 비율을 2019년 60%에서 2025년 9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교촌에프앤비는 교촌치킨 가맹점 수를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 기존 소형매장을 중대형매장으로 전환해 저녁시간대의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교촌에프앤비의 매장 중대형화 전략은 최근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행보와 다른 모습이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코로나19로 외식수요가 줄자 점포 규모나 좌석 수를 줄이는 대신 배달의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모델을 전환하고 있다.
특히 치킨 프랜차이즈업계의 경쟁기업 가운데 한 곳인 제너시스비비큐는 가성비(가격대비 성능)에 집중한 초소형매장 전략을 펼치며 배달전용 매장을 키워가고 있다.
반면 교촌에프앤비는 황금시간대 주문을 모두 소화할 능력을 키워 배달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매장규모 확대 전략을 선택했다.
치킨상품의 특성상 저녁시간대에 하루 매출의 80~90%가 몰리는데 현재의 소규모 매장 중심 사업구조로는 집중되는 특정시간대에 집중되는 배달수요를 모두 감당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매장 확대를 통해 주방에 더 많은 설비를 갖추게 되면 제조시간 단축으로 배달수요 증가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어 결국 가맹점당 매출 증가에도 도움이 된다.
교촌에프앤비에 따르면 실제로 2019년 중대형매장으로 전환한 106개 매장의 치킨 판매량은 전환 이전보다 26% 늘어났다.
점포당 매출의 상승률도 가파르다. 2020년 점포당 평균매출은 2020년 약 7억4천만 원 수준으로 2019년보다 13.9% 증가했다.
교촌에프앤비는 매장 중대형화 전략은 코로나19 이후를 고려한 선제적 대응인 것으로도 분석된다.
코로나19 상황이 개선되면 다시 증가할 외식수요에 대비하고 새로운 성장 먹거리로 점찍은 수제맥주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수제맥주를 활용해 '치맥문화'를 공략하기 위해 4일 수제맥주 브랜드 '문베어브루잉'을 운영하고 있는 인덜지와 수제맥주사업을 위한 자산 양수도계약을 120억 원 규모로 체결하기도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상반기 안에 인수절차를 마무리하고 인덜지 양조장을 통해 생산한 수제맥주를 하반기부터 교촌치킨 매장에서 함께 선보이기로 했다.
교촌에프앤비는 연매출 기준으로는 치킨 프랜차이즈업계 1위 업체지만 매장 수는 경쟁업체와 비교해 적은 수준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교촌에프앤비는 1200여 개 매장을 가맹점으로 두고 있는데 이는 제너시스비비큐 1800여 개, bhc 1500여 개와 비교해 각각 66%, 8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교촌에프앤비는 기존 가맹점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인구 1만7천~2만5천 명당 1곳만 출점한다는 원칙을 두고 있기 때문에 가맹점 수를 크게 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1년 1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38억5600만 원, 영업이익 107억54만 원을 거뒀다. 2020년 1분기보다 매출은 17.4%, 13.2% 각각 늘었다.
소 회장은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아 상생경영을 통한 가맹점과 동반성장, 해외사업 및 신사업 확대 등으로 성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기준으로 가맹점 전체 매출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점포당 매출은 2019년보다 14% 늘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하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