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수재 기자 rsj111@businesspost.co.kr2021-05-13 14:4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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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신소재와 대주전자재료가 정부의 2차전지사업 발전전략의 수립에 따라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2차전지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 발전전략을 추진함에 따라 관련 기업의 사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박장우 나노신소재 대표이사(왼쪽)와 임일지 대주전자재료 대표이사 사장.
성윤모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월26일 2차전지 양극재와 음극재 생산기업인 포스코케미칼을 방문해 2차전지분야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배터리산업 발전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 5월4일 열린 청문회에서 “이른 시일 안에 반도체와 2차전지 등 핵심 신산업의 경쟁력 강화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격화되는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 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임 성 장관의 발전전략 준비를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1년 들어 2차전지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정부는 올해 1월1일부터 미래차와 반도체, 바이오 등 신산업과 주력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부 소관 60개 품목에 관한 할당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할당관세란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거나 수입가격 급등으로 인한 가격 안정 등이 필요한 산업용 원부자재를 대상으로 1년 동안 기본세율(3~8%)보다 낮은 세율(0~4%)를 적용하는 것을 뜻한다.
할당관세 품목은 2020년 49개였는데 2021년에 수소차와 2차전지분야 핵심소재 등 11개 품목이 추가됐다.
특히 수소차와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등 신산업 육성을 위한 31개 품목은 관세율 0%를 적용했다. 이 품목에는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관련 설비와 원재료도 포함됐다.
정부는 이어 2월4일 중대형 2차전지 소재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까지 230억 원을 투입해 '2차전지 소재부품 시험평가센터'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4월15일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전기차와 수소차의 생산과 수출이 빠르게 늘고 있어 성장 가능성과 관련한 기대를 높이고 있다”며 “특히 전기차시장 확대로 2차전지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배터리는 우리에게 제2의 반도체와 같다”며 “글로벌 배터리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적 지원전략을 세우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흐름을 타고 나노신소재와 대주전자재료가 사업기회 확대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신소재는 금속 원재료를 나노 수준의 미세한 가루(파우더)로 만든 뒤 다양한 형태의 소재로 만드는 기술력을 확보해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소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광산업에 적용된다.
최근 음극재용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를 개발해 납품을 시작했다. 도전재는 전기의 흐름을 돕는 소재를 뜻하는데 기존 소재인 카본블랙을 대신해 탄소나노튜브를 적용하면 전자이동도가 더 높아진다.
많은 중대형 2차전지업체들이 에너지 밀도 증가와 충전시간 단축 등을 위해 음극재에 실리콘을 첨가하는 방향으로 배터리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 도전재는 이 과정에서 실리콘 팽창을 막아주는 보완재로 사용돼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보다 10배 더 높은 에너지 용량을 저장할 수 있지만 충전할 때 부피가 팽창하는 등 구조적 안정성이 낮아 효율과 수명감소 문제가 발생한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전기차 배터리시장 규모가 2020년 120기가와트시(Gwh)에서 2025년까지 885GWh로 크게 성장할 것이다”며 “이를 고려하면 탄소나노튜브 도전재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216% 늘며 2조2천억 원으로 급격히 커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그는 “나노신소재는 높은 기술력 덕에 이런 시장 흐름에 수혜를 크게 볼 것이다”며 “음극재용 탄소나노튜브를 상용화한 업체는 세계에서 나노신소재가 유일하다”고 덧붙였다.
대주전자재료는 도전재료와 형광체, 고분자재료 등 전자재료 생산 전문기업이다. 대주전자재료는 2019년 실리콘 음극 활물질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같은 해에 LG화학 파우치 배터리에 실리콘 산화물 음극 활물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실리콘 음극재는 흑연계 음극재보다 에너지밀도가 더 높아 전력용량이 크고 더 빨리 충전할 수 있게 하는 소재다. 대주전자재료가 생산하는 실리콘 음극재를 사용하면 주행거리가 2배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 생산능력을 2023년까지 월 기준으로 70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생산능력은 월 20톤 수준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는 최근 공개한 기술 로드맵을 통해 음극재 생산에 있어 실리콘 사용량을 계속 늘려갈 것이라 밝혔다.
얼티엄셀즈가 미국 오하이오주에 짓고 있는 1공장은 2022년 1분기부터 배터리 생산을 시작하는데 생산능력은 35GWh(기가와트시)다. 추가로 두 회사는 2공장을 테네시주에 짓기로 하고 2023년 하반기에 35GWh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짓기 위해 각각 1조 원가량을 투자한다고 4월16일 발표했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이 얼티엄셀즈 배터리 생산을 담당하고 있어 LG 쪽은 기존 소재 공급망을 그대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대주전자재료의 실리콘계 첨가물 공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