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은 규모와 입지 면에서 상징성이 큰 만큼 포스코건설이 수주에 성공하면 리모델링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한성희 포스코건설 대표이사 사장.
28일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조합원들에 따르면 수주전은 2파전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포스코건설이 단독입찰을 결정한 가운데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쌍용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입찰보증금을 납입하고 수주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입찰마감일은 3월31일로 정해졌다. 이를 고려하면 5월에는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의 시공사가 선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건설은 단독입찰을 결정할 만큼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이 지니는 의미가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의 입지와 규모를 고려하면 포스코건설은 단독입찰로 상당한 재무적 부담을 질 가능성이 있다.
가락쌍용1차는 2045세대에 이르는 대단지로 공사비가 많이 드는 데다 강남3구인 송파구에 있어 이주비 등 각종 금융지원 규모도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조합은 기본설계를 거쳐 분담금으로 전용면적 81㎡ 소유자에게 1억3천 만원, 110㎡ 소유자에게 1억8천만 원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공사비 규모는 4천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도시정비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다만 규모와 입지를 고려했을 때 사업이 지니는 상징성도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된다.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은 역대 리모델링사업 가운데 서울 중구 남산타운(5150세대), 서울 동작구 우성·극동·신동아(4396세대), 서울 강동구 선사현대(2938세대) 다음으로 규모가 큰 것으로 파악된다.
남산타운, 우성·극동·신동아, 선사현대가 모두 리모델링 추진단계로 아직 시공사를 선정하지 않았다는 점을 살피면 가락쌍용1차 수주에 성공한 건설사는 리모델링시장에서 독보적 시공경험을 확보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갈수록 대규모 브랜드단지를 확보하기 어려워지고 있는 강남3구에 2천 세대 이상 규모의 단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포스코건설은 주거 브랜드 더샵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강남권 수주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재개발, 재건축사업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리모델링사업인 강남구 개포우성9차, 송파구 성지1차 등을 수주하며 강남권 단지를 늘렸는데 가락쌍용1차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건설은 단독입찰을 결정하면서 수주전에서 유리한 출발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도시정비사업조합들은 시공 이후 하자책임의 명확성이나 사업속도 측면에서 컨소시엄보다는 단일 건설사 시공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포스코건설은 지난해 후발주자로 출발했던 부산 남구 대연8구역 재개발사업도 단독입찰을 내세워 HDC현대산업개발-롯데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수주를 확보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조합이 수직증축을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포스코건설의 우위를 예상하는 시선도 나온다.
리모델링사업에서 수직증축은 일반분양 물량을 늘릴 수 있지만 기술적 역량이 많이 요구돼 실제로 추진하기는 어려운 시공으로 여겨진다.
수평증축이 안전진단을 한 번만 거쳐도 되는 반면 수직증축은 안전진단 2차례, 안전성 검토 절차를 다시 추가로 2차례 더 통과해야 시공이 가능하다.
이 모든 과정을 통과해 수직증축 착공이 결정된 곳은 포스코건설이 수주한 송파구 성지1차 아파트뿐이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시공사만 선정된다면 가락쌍용1차 리모델링사업을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시정비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락쌍용1차는 현재 용적률이 서울시 용적률 제한을 크게 넘어서는 340% 수준으로 리모델링 이외에 다른 대안이 없다”며 “조합 내부에서 사업 진행을 놓고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어 사업 진행이 매우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