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 사장은 2018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 12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1년여 동안 LG전자 전체 사업전략을 총괄해 왔다. 역대 최대 실적에 관한 공은 일차적으로 권 사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권 사장이 비교적 최근 사장에 오르기는 했다. 다만 LG전자의 이전 대표이사를 보면 사장 직위에서 길게 머무르지 않고도 부회장으로 승진한 선례가 있다. 김쌍수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1년 LG전자 사장이 됐는데 2003년 부회장에 올라 2년 만에 승진했다.
송대현 사장도 실적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송 사장이 책임지는 H&A사업본부가 LG전자의 역대 첫 영업이익 3조 원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H&A사업본부는 3분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9590억 원 가운데 6715억 원을 차지했다.
또 H&A사업본부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었다.
이전까지 H&A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 원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4분기를 남겨놓고도 기록을 깬 것이다.
송 사장은 1983년 금성사(현재 LG전자)에 입사해 1987년부터 일한 권 사장보다 선배이기도 하다.
구 회장이 두 사람을 함께 부회장에 올려 LG전자의 대표이사 3인체제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 까닭이다.
LG전자는 현재 권 사장과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조성진 당시 H&A사업본부장 사장, 정도현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사장을 각자대표로 뒀었다. 사업본부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명목이었다.
현재 H&A사업본부가 LG전자에서 가장 큰 사업본부인 만큼 송 사장을 필두로 H&A사업본부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3인 대표체제까지 가지 않고 대표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동시에 부회장으로 두는 일도 가능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홍 전 부회장과 김쌍수 전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로 일한 2002~2003년 당시 노용악 부회장이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본부장을 지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LG전자 사업본부장 가운데 아직 부사장에 있는 임원들의 승진 여부도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