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권봉석 대표이사 사장, 송대현 H&A사업본부장 사장의 활약에 힘입어 올해 실적 신기록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에 ‘성과주의’ 원칙을 심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연말 임원인사에서 권 사장과 송 사장의 공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 구광모 LG그룹 회장.


5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3조 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3분기 기준으로 이미 누적 영업이익 2조5448억 원을 달성했다. 비수기인 4분기에도 6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회장은 지난해 임기가 남았던 한상범 전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을 전격적으로 교체했고 2년 전에는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을 LG화학 최초의 외부 전문경영인으로 영입하는 등 성과 위주의 인사를 단행해 왔다.

그런 만큼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시행될 LG전자 임원인사에서는 이번 실적에 관한 논공행상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구 회장이 권봉석 사장을 부회장에 올릴지 시선이 몰린다.

권 사장은 2018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2019년 12월 LG전자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1년여 동안 LG전자 전체 사업전략을 총괄해 왔다. 역대 최대 실적에 관한 공은 일차적으로 권 사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물론 권 사장이 비교적 최근 사장에 오르기는 했다. 다만 LG전자의 이전 대표이사를 보면 사장 직위에서 길게 머무르지 않고도 부회장으로 승진한 선례가 있다. 김쌍수 전 LG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이 대표적이다. 그는 2001년 LG전자 사장이 됐는데 2003년 부회장에 올라 2년 만에 승진했다.

송대현 사장도 실적이라면 빠지지 않는다. 송 사장이 책임지는 H&A사업본부가 LG전자의 역대 첫 영업이익 3조 원에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


H&A사업본부는 3분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 9590억 원 가운데 6715억 원을 차지했다.

또 H&A사업본부만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었다.

이전까지 H&A사업본부의 연간 영업이익은 2조 원을 넘은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4분기를 남겨놓고도 기록을 깬 것이다.

송 사장은 1983년 금성사(현재 LG전자)에 입사해 1987년부터 일한 권 사장보다 선배이기도 하다.

구 회장이 두 사람을 함께 부회장에 올려 LG전자의 대표이사 3인체제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는 까닭이다.

LG전자는 현재 권 사장과 배두용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 각자대표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에는 조성진 당시 H&A사업본부장 사장, 정도현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 조준호 MC사업본부장 사장을 각자대표로 뒀었다. 사업본부장의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명목이었다.

현재 H&A사업본부가 LG전자에서 가장 큰 사업본부인 만큼 송 사장을 필두로 H&A사업본부의 자율권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인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

물론 3인 대표체제까지 가지 않고 대표이사와 미등기임원을 동시에 부회장으로 두는 일도 가능하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구자홍 전 부회장과 김쌍수 전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로 일한 2002~2003년 당시 노용악 부회장이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본부장을 지냈다.

이번 임원인사에서 LG전자 사업본부장 가운데 아직 부사장에 있는 임원들의 승진 여부도 주목된다.

▲ (왼쪽부터)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 부사장, 김진용 VS사업본부장 부사장, 이연모 MC사업본부장 부사장.

현재 박형세 부사장이 HE사업본부장을, 김진용 부사장이 VS사업본부장을, 이연모 부사장이 MC사업본부장을 각각 맡고 있다.

승진 가능성을 놓고 보면 박 부사장과 김 부사장쪽에 무게가 실린다. 이 부사장은 2020년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에 올라 이번 인사 물망에는 오르지 않을 공산이 크다. MC사업본부 실적도 아직 부진하다.

반면 박 부사장이 맡은 HE사업본부는 LG전자에서 H&A사업본부 다음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 박 부사장이 부사장으로 있던 기간은 2019년부터 2년가량에 불과하지만 앞서 권순황 BS사업본부장 사장이 2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에 오른 선례가 있다.

김 부사장은 2015년 부사장에 올라 연차는 충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가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LG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사업의 중심이기도 하다.

VS사업본부는 3분기 MC사업본부보다 더 많은 매출을 냈고 내년에는 분기별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