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케이뱅크와 협력관계를 통해 금융동맹을 단단히 구축하고 나섰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 지분 10%를 보유한 3대주주인데 최근 케이뱅크가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내면서 주주회사와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협력을 통한 신규고객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래에셋대우-네이버파이낸셜, 한국투자증권-카카오뱅크 동맹에 이어 NH투자증권과 케이뱅크의 동맹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2016년 케이뱅크 준비법인의 초기 주주였던 현대증권으로부터 지분 10%를 매입하면서 협력관계를 맺었다. 10%는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NH투자증권이 보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이다.
그러나 케이뱅크가 자본확충 문제로 2019년 4월부터 대출 업무를 중단한 뒤 두 회사의 협력은 최근까지 사실상 중단돼왔다.
이 기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각각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 네이버파이낸셜과 다양한 협업상품을 내놓은 점을 고려하면 NH투자증권은 아쉬울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7월 케이뱅크가 NH투자증권과 비씨카드, 우리은행으로부터 4천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성공한 뒤 공격적 영업확대에 나서며 다시 사업협력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이문환 케이뱅크 행장이 경영 정상화의 핵심으로 주주회사들과 시너지를 꼽았다는 점에서 NH투자증권과 다양한 협력사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NH투자증권은 현재까지 카카오 계열사들과 손잡고 젊은 고객층 확보, 기술 개발 등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카카오가 금융사업에서 영역을 공격적으로 넓힐 것으로 전망되면서 NH투자증권의 잠재적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 때문에 NH투자증권이 한국투자증권과 지분관계에 있는 카카오뱅크보다는 직접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케이뱅크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카카오뱅크가 이미 자본규모와 인지도 측면에서 케이뱅크를 크게 넘어선 것으로 평가되고 후발주자인 3호 인터넷은행 토스뱅크 출범도 앞두고 있어 경쟁환경은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뱅크의 사업 정상화 이후 NH투자증권과 케이뱅크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놓고 맞춤형 대출상품을 협업해 출시했다.
케이뱅크는 1만 명에게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모주 청약을 위한 신용대출을 최대 4500만 원까지 제공하고 이자를 현금을 돌려주는 '캐시백'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24일 밝혔다.
참여를 원하는 고객은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NH투자증권 연계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공동대표 주관사를 맡고 있는데 최근 대형 공모주에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진 점을 이용한 고객확보 전략으로 풀이된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는 10월5일과 6일로 예정돼있다.
앞서 1일과 2일 진행됐던 카카오게임즈 공모청약에서 청약증거금 역대 최대 규모인 58조6천억 원가량이 몰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NH투자증권과 케이뱅크 모두신규고객 유입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 가운데 증권사 계좌를 새로 연 투자자의 비중이 한국투자증권은 27.2%, 삼성증권은 19%에 각각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NH투자증권은 케이뱅크를 통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최대 44달러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21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10월4일까지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NH투자증권 '나무'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한다.
계좌를 개설한 선착순 3만 명을 대상으로 20달러가 주어지고 실제 주식을 거래하면(기존 고객 포함) 매달 2달러를 1년 동안 별도로 지원한다. 이에 더해 환전수수료 100% 우대와 0.09%의 수수료도 제공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