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이 중국 베트남 러시아에서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실적호조를 이어가고 있다.
담철곤 회장이 현지화 씨를 뿌리고
허인철 부회장이 수확하면서 이제 인도를 바라보고 있다.
▲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왼쪽)과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 |
18일 오리온에 따르면 해외에서 현지화 전략을 토대로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러시아에서 초코파이 신제품을 내놓고 베트남에서는 쌀과자 ‘안’과 양산빵 ‘쎄봉’을 새로 내놓아 성공궤도에 올렸다.
특히 양산빵 ‘쎄봉’은 베트남 사람들이 아침 식사에 빵을 먹는 문화에 착안해 출시한 제품으로 현지의 특성을 잘 반영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조549억 원, 영업이익 1832억 원을 거두며 시장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좋은 실적을 보였다. 2019년보다 매출은 12.6%, 영업이익은 43.5% 늘었다. 특히 중국과 베트남, 러시아 등 해외법인이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2020년 상반기 중국 법인은 2019년 상반기보다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54.1%가 늘었고 베트남 법인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2%, 영업이익은 106.5%가 성장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러시아 법인도 초코파이와 비스킷 제품의 고른 성장을 바탕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26.5%, 영업이익은 105.4%가 늘었다.
이런 해외사업 성공을 두고
담철곤 회장이 뿌려놓은 현지화 전략이 결실을 맺고 있다고 업계는 바라본다.
담 회장은 화교 3세 출신으로 중국어는 물론 정서적으로도 중국인과 교감능력이 뛰어나 일찍이 다른 기업들보다 중국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1991년 국내 오너경영인 가운데 최초로 중국으로 건너갔고 1992년 한국과 중국 수교로 중국시장이 열리자 곧바로 베이징에 사무소를 열었다.
담 회장은 중국 진출 당시 성공하려면 중국인처럼 생각해야 한다는 현지화 전략을 내세웠다.
브랜드 이미지도 중국식으로 바꾸고 인력도 현지화 하는 방식을 체택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중국판 초코파이 ‘하오리요우(좋은 친구라는 중국말) 파이’다.
허인철 부회장은 담 회장의 현지화 전략을 계승하고 새롭게 적용할 곳으로 인도를 꼽고 있다.
허 부회장이 인도로 눈을 돌리는 이유는 무궁무진한 시장의 성장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인도 인구는 14억 명으로 오리온의 전략국가 가운데 한 곳인 베트남보다 인구가 14배 많다.
허 부회장은 인도가 종교 및 문화와 얽힌 특유의 식습관이 있다는 점을 중요하게 보고 인도인 법인장을 뽑아 경영을 꾸려나가기로 했다.
담 회장의 현지화 경영철학을 인도에서도 적용해 다른 지역에서 성공방정식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도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포기할 수 없는 국가”라며 “현지인을 법인장으로 세우고 현지문화에 맞는 제품개발에 힘써 다시 한 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