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이 새로운 인수주체를 찾는 데 ‘난기류’를 만났다.
이스타항공은 인수자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인력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는데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다.
3일 항공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이 희망퇴직을 신청하지 않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정리해고를 밀어붙이면 노동자들의 반발이 거세져 인수주체들이 이스타항공의 인수를 꺼릴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스타항공은 대형 사모펀드와 중견기업 등과 접촉해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700여 명의 인력감축을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인력구조조정만 순조롭게 진행되면 재매각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스타항공은 투자의향서 발송을 시작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양해각서(MOU) 체결 등을 진행하고 법정관리 신청을 마무리하는 데까지 30~45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8월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기업을 찾고 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재 매각주관사의 실사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고 있고 10곳의 기업체가 투자의향을 밝힌 것으로 안다”며 “예정대로 9월7일 정리해고 명단을 발표하고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의 유일한 노동조합인 조종사노조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의 정리해고 방침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경영진의 정리해고 방침이 부당하다며 3일 국회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조종사노조는 무급순환휴직을 통한 고통분담방안을 회사에 제시했지만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이 제안을 거부하고 정리해고를 고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회사에서 고용유지 지원금을 신청하고 5억 원의 고용보험료 납입과 함께 월 5억~10억 원을 부담하면 8개월 동안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데도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종사노조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더 이상 노동자들과 협상을 하지 않겠다고 밝혀 노동자들의 저항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자본잠식이 이뤄진 상태에서 노동자들의 반발까지 겹치게 되면 인수자에게 부담이 가중돼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이스타항공 경영진으로서는 정리해고를 해서 인수자에게 매력적 매물로 거듭나려고 하는 모양인데 인수자 입장에서는 노동자들의 반발이 인수 후에도 짐으로 남을 수 있어 섣불리 인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