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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슨스 동문 여성 경영인들. 좌측부터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임성민 대상 상무, 노희영 CJ 브랜드전략 고문. |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임상민 대상 상무, 노희영 CJ 브랜드전략 고문. 최근 대기업 경영 일선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여성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한 가지가 더 있다. 이들은 미국의 디자인 전문학교 파슨스 디자인스쿨 동문이다.
그동안 파슨스 졸업생들 중에는 주로 패션이나 디자인 분야에 진출한 사람들이 주목받았다. 그런데 이 학교 출신 가운데 기업경영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1월 사임한 정구호 전 제일모직 전무, 지금은 교보그룹과는 별개로 창의적 디자인 전문의 멀티숍 '디자이너이미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는 신문재 전 교보문보장(교보 핫트랙스의 전신) 대표이사 역시 파슨스 디자인스쿨 출신이다.
파슨스 디자인스쿨은 디자인 전문학교로, 뉴욕주립 패션공과대학교(FIT)와 함께 뉴욕의 양대 디자인스쿨로 꼽힌다. 교수진이 현재 활동 중인 유명 디자이너들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디자인의 상업성을 강조한다. 기업 및 각종 기관과 협력 관계를 유지해 학생들은 기업 입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인을 집중적으로 연습할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 제품을 디자인하는 경험은 졸업생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 유학업체 관계자는 “파슨스는 상업적 성향이 강하고, 예술적 면만이 아니라 기업적인 마인드를 배우기에 적합한 학교”라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전문학교 관계자는 “세븐틴 패션매거진, 앤디워홀 재단,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인턴십을 수료할 수 있어 실무 경험을 키우기에 좋다”고 평가했다.
이런 경험 덕분인지 파슨스 출신들은 경영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지난해 삼성그룹 인사에서 “패션 전문가로서 패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고 패스트패션과 아웃도어 사업 진출 등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설명과 함께 사장으로 승진했다.
노희영 고문은 요식사업 분야에서 마켓오, 호면당 등의 브랜드를 만들어왔으며, CJ 입사 이후 비비고, 제일제면소 등의 히트작을 연이어 내놓았다. ‘컬처플렉스’의 기치 하에 CGV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시키는 등 영화관 브랜드 이미지 변신에도 주력하고 있다.
임상민 상무는 2007년 대상 계열사 UTC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한 뒤 2009년 대상 본사로 적을 옮겨 업무 개선, 혁신, 전략기획 등의 분야에서 활약 중이다. 대상 내에서는 “실무에 밝다”, “그룹의 전반적인 상황을 꿰뚫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를 받고있다. 임 상무는 대상그룹의 지주사인 대상홀딩스 지분의 38.36%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로, 경영권 승계 후보자 0순위로 지목되고 있다.
신문재 전 이사의 디자이너이미지는 트렌디한 디자인을 접할 수 있는 멀티숍으로 패션지에 꾸준히 소개되고 있다.
파슨스 출신들이 주로 승계 구도상 차남 혹은 차녀에 집중되어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서현 사장에게는 언니 이부진 사장이 있으며, 임상민 상무에게도 언니 임세령 상무가 있다. 신문재 전 이사는 신창재 현 교보 회장의 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