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메리츠화재 대표이사 부회장이 불완전판매를 줄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메리츠화재가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삼성화재와 격차를 좁히며 급성장한 만큼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일 메리츠화재에 따르면 2016년 7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귀책민원 직접 패널티제도가 효과를 거두면서 제도를 시행하기 전 37%에 이르던 귀책민원 비율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3.4%로 감소했다.
귀책민원 직접 패널티제도는 불완전판매에 따른 문책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일반 민원과 부실한 업무처리 등으로 회사의 책임이 있는 민원을 나눠 귀책민원에 해당하면 직원에게 패널티를 부여한다.
김용범 부회장은 불완전판매 예방 전담부서를 강화하며 무리한 영업에 따른 불완전판매나 부실계약을 막는 데 힘을 실었다.
김 부회장이 불완전판매 방지를 강조하는 것은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화재는 장기인보험시장에서 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어깨를 견줄 정도로 성장했다. 그런 만큼 브랜드 위상을 높이는 것이 중요해졌다.
메리츠화재가 거둔 지난해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695억 원가량으로 2017년 776억여 원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장기인보험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와 격차를 약 42억 원까지 좁혔다. 삼성화재의 2019년 장기인보험 신계약 보험료는 1737억여 원으로 집계됐다.
김 부회장은 최근 최고경영자(CEO) 메시지를 통해 “메리츠화재는 내년에 명실상부한 업계 2위가 될 것이며 2023년에는 업계 1위로 올라설 뿐만 아니라 경쟁사와는 차원이 다른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까지 법인보험대리점(GA) 등을 통해 장기인보험시장에서 공격적 영업을 펼쳤던 것과 달리 올해 들어 리스크관리를 강조하며 내실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영전략을 선회했다. 불완전판매 방지는 리스크관리의 핵심으로 볼 수 있다.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한 이런 노력은 메리츠화재의 민원 비율이 줄어드는 데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주요 손해보험사 가운데 메리츠화재만 상반기 민원비율이 감소했다.
규모 차이를 배제하기 위해 보유계약 10만 건 기준으로 민원건수를 따져보면 메리츠화재 환산 민원은 상반기 13.72건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8%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의 환산 민원건수는 5.8% 증가했다.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이 각각 21.1%, 35.4%, KB손해보험도 20.3% 늘었다.
단순 민원건수 기준으로도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상반기 1665건에서 올해 상반기 1751건으로 5.2% 증가했다.
DB손해보험(46.7%), 현대해상(29.8%), KB손해보험(27.9%), 삼성화재(11.3%) 등 다른 대형 손보사들이 두 자릿수 비율의 증가폭을 보인 것과 다른 모습이다.
손해보험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손해율이 상승하면서 각 회사들이 손해율을 관리하기 위해 보험금 지급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도수치료나 백내장 수술 등의 실손보장 여부를 두고 보험금 지급 분쟁이 늘어나면서 민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경기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보험금 수령이나 해지가 증가하다 보니 이와 관련된 불만이 늘어 자연스레 민원도 많아진 것으로 여겨진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