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임금협상이 험난한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커졌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성 성향의 위원장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조선3사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임금협상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임금동결 원칙 바꿀까, 강성노조 등장에 긴장  
▲ 백형록 현대중공업 신임 노조위원장.
회사는 임금동결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데 새로운 노조위원장이 임금인상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임금협상 조기타결을 위해 새로운 임금인상안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2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신임 노조위원장에 백형록 후보가 뽑혔다.

백형록 신임 노조위원장은 강성성향 조직인 분과동지회연합 출신이다. 정병모 노조위원장과 같은 조직에 포함돼 있는데 현대중공업 관계자들은 백 신임 위원장이 정 위원장보다 좀더 강경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백 위원장은 이번 선거에서 ‘불타협 무관용’을 내세워 조합원들로부터 61.3%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백 위원장은 당선 직후 “아직 현대중공업 노조가 가야할 길이 멀다”며 “어렵더라도 그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회사와 임금협상에서 기존 집행부의 임금인상안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임금협상을 놓고 팽팽히 대결하다 노조위원장 선거로 협상이 중단된 상태다.

노조는 임금 12만7560원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회사는 임금동결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어 임금협상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3분기 6천억 원이 넘는 적자를 내는 등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4분기 흑자전환의 기대가 있지만 최근 7천억 규모의 시추선 계약이 해지되면서 흑자전환 전망이 다시 불투명해졌다.

그러나 일각에서 신임 노조위원장이 뽑힌 만큼 회사가 임금동결의 원칙에서 벗어나 새로운 임금인상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임금협상이 해를 넘기고 파업이 벌어지는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노조가 회사의 임금협상안을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신임 노조위원장이 당선돼 아직 교섭일정도 잡히지 않았다”며 “기존 교섭의 기조를 이어갈지 기존 교섭이 백지화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백 신임 노조위원장은 12월1일 취임하는데 노사의 임금협상은 12월 초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