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은 디지털뉴딜 관련 각 분야의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모를 시작하고 있다. 하반기부터 관련 사업들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대응해 박 사장이 이끄는 한국판뉴딜 태스크포스(전담조직)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가장 부각되는 분야는 디지털뉴딜정책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클라우드’사업영역이다.
클라우드는 저장장치, 소프트웨어, 콘텐츠를 비롯해 인공지능 기술 솔루션 등을 따로 구매하거나 설치할 필요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다. 디지털전환의 바탕이 되는 시스템인 셈이다.
정부는 디지털뉴딜 세부계획에서 2025년까지 예산 1조6천억 원을 들여 행정, 공공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는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KT는 이에 대응해 최근 간담회를 열고 원격근무와 같은 비대면 업무시스템을 위한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과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과 결합하는 ‘통합 클라우드서비스’ 등을 주력으로 하는 3세대 클라우드서비스들을 소개했다.
공공과 금융 클라우드부문에서 기술 경쟁력을 확고하 다져 정부가 추진하는 디지털뉴딜사업에서도 주도적 사업자 자리를 꿰차겠다는 목표를 내보였다.
박 사장은 판이 커지는 공공클라우드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지키기 위해 국내 소프트웨어기업들과 ‘연합전선’도 구축했다.
KT는 올해 하반기 한글과컴퓨터, 티맥스에이앤씨, 틸론, 임베슘 등 국내 기업들과 협업해 개발하는 서비스형 데스크톱 클라우드 서비스를 출시하고 공공 클라우드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KT는 현재 클라우드분야에서 네이버, NHN 등과 함께 국내 대표적 기업으로 꼽힌다. KT는 2015년 처음으로 공공기관 전용 클라우드인 ‘G-클라우드’를 내놓고 클라우드서비스사업에 뛰어들 때부터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왔다.
특히 해외기업들의 진입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공공클라우드시장에서는 압도적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서울 혜화동과 부산 등을 비롯해 전국 13곳에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면서 국내 공공·금융 클라우드시장에서 점유율 7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박 사장은 공공클라우드시장에서만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데 만족할 수 없다. 시장이 커지면서 국내와 해외기업들 사이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T가 ‘3세대 클라우드서비스’ 전략을 발표한 23일 네이버의 클라우드사업 전문 계열사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도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클라우드 상품을 소개했다. 카카오 역시 최근 클라우드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공룡기업들도 한국을 클라우드사업의 전략시장으로 보고 데이터센터 등 시설투자를 비롯해 사업영역 확장을 위한 보안인증 획득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아마존은 이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KBS, 한국과학기술원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KT 등 국내기업은 여전히 한국 전체 클라우드시장에서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글로벌 공룡기업들과 ‘체격 차이’가 크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 클라우드시장은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50%,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Azure)가 3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KT는 2022년까지 국내 구축형 클라우드시장이 한 해 평균 10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 KT는 현재 클라우드부문의 한 해 매출이 1천억 원 수준인데 이를 해마다 2배 이상 증대하겠다는 구체적 목표도 세워뒀다.
클라우드사업은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강조한 ‘플랫폼기업’으로 도약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야다.
구 사장은 최근 KT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KT는 통신사업자에 머무르지 않고 통신에 바탕한 ‘플랫폼사업자’로 바뀌어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다”며 “5G통신은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과 연계해 다른 산업의 디지털혁신을 이끄는 핵심 인프라로 KT는 그 잠재력을 현실로 바꿔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디지털뉴딜사업 과제에 클라우드 관련 분야가 많기 때문에 그 영역에 활발하게 참여해 공공기관 대상 클라우드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KT는 앞으로도 기업시장 등을 포함해 이미 하고 있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을 계속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