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테슬라가 현재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 정도로 자동차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 증권전문 분석지가 바라봤다.
최근 주가 상승은 투자자들이 테슬라를 자동차기업이 아닌 IT기업으로 착각해 벌어진 일이라는 것이다.
증권분석지 마켓워치는 17일 "테슬라 기업가치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며 "시가총액이 3천억 달러(약 362조 원)에 육박해 세계 최대 자동차기업으로 자리잡았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는 테슬라 현재 주가가 2024년까지 연간 1천만 대에 이르는 자동차 생산능력을 갖출 것이라는 투자자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테슬라 연간 자동차 생산량은 40만 대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연간으로 자동차 900만 대를 생산하는 토요타 시가총액은 1750억 달러(약 211조 원) 안팎에 그치고 있다.
마켓워치는 테슬라가 투자자들에게 자동차기업이 아닌 애플과 같은 IT기업으로 인식되는 착각을 일으켜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애플이 아이폰 등 제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수직계열화를 갖춘 것처럼 테슬라도 비슷한 사업구조를 보이고 있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는다는 의미다.
마켓워치는 미래 자동차시장에서 자율주행기술이나 인터페이스 등 테슬라가 강점을 보이는 IT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차지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하지만 마켓워치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도 완전한 자율주행차 출시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이고 테슬라가 자동차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도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봤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자동차 연간 40만 대 수준 생산능력을 갖추기까지 모두 250억 달러(약 30조 원)에 이르는 생산투자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1천만 대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려면 훨씬 큰 규모 투자가 필요할 수밖에 없다.
마켓워치는 "테슬라는 현재 간신히 적자를 면하는 수준이라 생산투자를 벌이려면 막대한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며 "공장 건설과 허가, 장비 설치 등에 필요한 시간을 고려하면 현재 기업가치에 걸맞는 능력을 확보하기까지 10년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테슬라가 IT기업과 달리 제품을 생산하려면 제조업과 관련한 여러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에 IT기업과 같이 미래 성장성을 기업가치에 크게 반영하는 일을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마켓워치는 "테슬라 현재 기업가치는 미래 생산목표를 이뤄낼 것이라는 가정을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며 "하지만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울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