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는 2월20일 4세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사전계약에 들어갔다가 친환경차 세제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하고 하루 만에 사전계약을 중단했는데 5개월여 만에 판매를 재개하는 것이다.
사전계약은 9일부터 받을 것으로 알려진다. 기아차는 최근 영업대리점들에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 재출시 계획과 제품 및 가격정보 일부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된다.
송 사장의 이번 결단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상품성을 둔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정부의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지만 디자인이나 연비는 소비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정부의 세제혜택은 못 받지만 저공해차 2종 인증을 받아 혼잡통행료 감면이나 공영주차장 할인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사전예약을 받다가 하루 만에 중단했지만 사전계약이 유지돼 3~6월 출고된 대수가 모두 6769대에 이른다. 2019년 국내 친환경 SUV 판매순위를 1위를 차지한 니로 하이브리드모델이 이 기간에 5259대 판매된 점이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 연비는 15.3㎞/ℓ로 덩치가 비슷한 렉서스의 XN 하이브리드모델과 비교해 뒤지지 않는다. 물론 엔진이나 배기량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렉서스 NX 하이브리드모델의 연비는 12.0km/ℓ다.
친환경 SUV의 인기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완성차기업이 내놓은 중형 하이브리드 SUV는 쏘렌토가 유일하다는 점도 판매 재개 결정에 영향을 줬을 수 있다. 수요를 독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경쟁차인 현대자동차의 싼타페에서 하이브리드모델이 나올 것으로 업계는 유력하게 바라봤는데 현대차는 유럽법인 홈페이지를 통해 싼타페 하이브리드모델 관련 상세한 내용을 공개하면서도 국내 출시와 관련해서는 전혀 꺼내지 않고 있다.
송 사장은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가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해 구매자가 세제헤택을 누릴 수 없는 데 대한 보완책도 마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기아차의 4세대 쏘렌토.
기아차는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의 사전계약을 신청한 고객들에게는 친환경차 기준 미달에 따라 받지 못하게 된 모든 세제혜택 부담을 대신 떠안기로 한 바 있다. 사전계약 고객을 대상으로는 1대당 최소 233만 원을 부담헸던 것이다.
따라서 판매 재개된 뒤 차량을 구입하는 고객들은 사실상 세제혜택 분만큼의 금액을 손해본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기아차는 세제혜택 가운데 일부 금액을 회사가 부담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에 한 가지 트림을 더 추가해 소비자의 선택폭을 더욱 넓힐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기존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과 옵션, 트림별 가격 등은 동일하나 최상위트림인 ‘그래비티’가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그래비티는 기존 상위트림인 시그니처보다 가격이 100만 원가량 높게 책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기아차는 올해 2월 4세대 쏘렌토를 출시하며 중형SUV에서 처음으로 하이브리드모델 선보였지만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연비 기준 미달로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하면서 사전계약을 하루 만에 중단했다.
쏘렌토 하이브리드모델은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등에 관한 규정’ 가운데 연비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친환경차 인증을 받지 못했다. 배기량 기준 1000~1600cc미만 차량은 연비가 15.8㎞/ℓ를 넘어야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