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도시정비사업 첫 수주를 위해 서울시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흑석11구역 수주전에 대형건설사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김 사장은 대우건설의 고급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 써밋’까지 제안하는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대우건설에 따르면 김 사장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푸르지오 써밋 브랜드를 내세운 수주전략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현재로서는 매우 높다”며 “흑석11구역의 입지 등을 감안하면 푸르지오 써밋을 적용하는 방안도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그동안 푸르지오 써밋을 입지, 분양가, 마감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뒤 조건을 만족하는 단지에만 적용해왔다.
서울시 강남구, 서초구, 용산구에 더해 수도권인 과천에도 푸르지오 써밋 단지가 들어섰지만 3.3㎡당 분양가가 4천만 원에 이르렀을 정도다.
김 사장은 아끼는 고급 브랜드를 내세워서라도 흑석11구역 수주를 따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흑석11구역은 ‘준강남’으로 불리는 흑석뉴타운 재개발지역 가운데서도 반포와 맞닿아 있는 데다 한강 조망이 가능해 가장 가치가 높은 지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사장으로서는 합동설명회에 직접 참여하며 힘을 쏟았던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재건축사업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에 적합한 도시정비사업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아직 1건의 도시정비사업도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흑석11구역처럼 상징성이 있는 사업을 따내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할 필요성도 크다.
대우건설이 흑석11구역 수주전에 뛰어든다면 올해 서울의 다른 도시정비사업장에 관심을 두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김 사장이 흑석11구역에 집중할 이유로 꼽힌다.
올해 서울 도시정비사업은 흑석11구역, 흑석9구역, 노량진뉴타운 4구역 등을 마지막으로 시공사 선정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도시정비사업장은 9월부터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 선정 절차를 밟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정이 겹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도시정비업계는 보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비용과 인력의 선택과 집중이 승패를 좌우하는 요소로 여겨진다. 김 사장이 흑석11구역을 따내야 할 필요성이 클 수록 다른 도시정비사업장에 관심을 두기 어려운 셈이다.
흑석11구역 수주가 중요한 만큼 김 사장은 경쟁사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세울 수 밖에 없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이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수주전에 뛰어들 수 있는 회사로 꼽힌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관계자는 수주전 참여를 놓고 정해진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다만 HDC현대산업개발은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에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보였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흑석11구역 수주전 참여 여부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면서도 “높은 관심을 두고 있는 사업장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은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시공사 선정 직전단계인 사업시행인가를 8월 안에 받기 위해 관련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흑석11구역 재개발조합이 사업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도시정비법 시행령 개정안 적용 이전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아두려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시공사 선정이 9월경 이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국토교통부는 9월까지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재개발사업장은 임대주택 의무비율을 현재 10~15%에서 30%까지 높이기로 하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시 동작구 흑석동 304번지 일대에 지하 5층~지상 16층, 26개 동으로 1509세대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