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는 코로나19로 변동성 장세가 이어진 가운데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하반기에도 상승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미국과 중국 사이 분쟁, 미국 대선 등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수도 있다.
▲ 30일 코스피 지수는 2108.33에 거래를 마치면서 2100선을 회복한 채 상반기를 마감했다. |
30일 코스피 지수는 2108.33에 거래를 마치면서 2100선을 회복한 채 상반기를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2월에 2200선을 넘었지만 3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선언 뒤 1400선까지 떨어졌다.
다만 이후 가파른 V자 반등을 보이면서 2100선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으로 불리는 개인투자자 급증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6일 기준 코스피시장에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31조5676억 원으로 30조 원을 넘었다. 한국거래소가 투자자별 매매동향 통계를 집계한 뒤 가장 큰 규모다.
같은 기간 외국인투자자는 24조4601억 원, 기관투자자는 9조9941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개인투자자가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자의 매물을 받아내면서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것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증시 급락 과정에서 개인투자자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유입되며 반등을 주도했다”고 파악했다.
증시를 이끄는 주도주도 변화했다.
코로나19 우려와 언택트(비대면)문화 확산 등으로 바이오, 정보기술(IT), 2차전지 등과 관련된 성장주가 강세를 보였다.
언택트 대표종목인 카카오와 네이버, 바이오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2차전지 기업인 LG화학과 삼성SDI 주가는 코스피지수가 저점을 보였던 3월19일과 비교해 2배 정도 높아졌다.
삼성SDI와 카카오는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순위 상위 10개 종목에도 새로 포함됐다. 지난해 말 기준 삼성SDI와 카카오의 시가총액 순위는 각각 19위, 23위였다.
반면 자동차, 철강, 금융 등 전통적 경기민감주 종목은 약세를 나타냈다.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는 2019년 말 기준 코스피시장 시가총액 순위 6, 7위였으나 각각 12위, 15위로 밀렸고 10위였던 포스코는 17위로 내려앉았다.
신한지주와 KB금융도 12위, 13위에서 10위권 진입을 노렸으나 19위, 18위로 각각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에도 저금리기조로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주식시장에 자금 유입과 증시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표 등을 고려할 때 증시는 적어도 2021년 초까지는 회복의 강도를 떠나 상승추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규모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 예탁금은 6월에도 45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정보통신, 바이오 등 성장주가 증시 상승세를 계속 이끌 가능성도 비교적 크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반기 국내 증시에서 성장주가 지위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며 "성장주가 한 차례 주가 조정되더라도 이후 반등 및 상승 흐름을 다시 주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파악했다.
24일 마감된 바이오기업 SK바이오팜의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1조 원 수준의 청약증거금이 몰리기도 했다. 최종 청약경쟁률은 323.02 대 1로 집계됐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 미국 대선,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분쟁 등은 증시 변동성을 확대하고 상승추세를 제한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증권업계 전망치를 종합해보면 올해 하반기 코스피지수는 1700~2480포인트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은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