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그룹이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키워낸 신생기업과 협력사업을 확대하며 디지털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신한퓨처스랩 참여기업과 신한금융 계열사 사이 더 활발한 협업을 주도하고 신생기업에 투자도 대폭 늘려 디지털금융 중심의 사업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9일 신한금융에 따르면 하반기부터 신한퓨처스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은 신한금융 계열사와 인공지능 및 빅데이터, 비대면기술 등 분야에서 협력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신한금융은 22일까지 인공지능과 본인인증, 데이터분석과 헬스케어, 콘텐츠와 전자상거래 등 디지털금융과 비대면 서비스에 관련된 기술을 갖춘 신생기업을 새 참여기업으로 모집한다.
신한퓨처스랩은 신한금융이 2015년에 출범한 금융권 최초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신한금융 계열사가 직접 투자를 하거나 외부 투자유치, 경영컨설팅, 해외진출 기회 등을 제공한다.
조용병 회장이 최근 코로나19 이후 시대에 대비한 중장기 프로젝트 '네오'를 추진한다고 발표하며 신한퓨처스랩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조 회장이 내놓은 신생기업 성장 생태계 조성과 디지털금융 중심 사업체질 전환 목표에 모두 신한퓨처스랩 참여기업과 신한금융 계열사 사이 협력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은 네오 프로젝트에 발맞춰 유망한 신생기업을 발굴하는 데 속도를 내며 금융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디지털금융 분야 주도권을 선점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런 목표를 이뤄내려면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신생기업을 가능한 많이 끌어들이고 신한은행이나 신한카드 등 계열사와 협업을 지원하는 일이 중요하다.
신한금융은 2023년까지 신한퓨처스랩 참여기업에 모두 11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들이겠다는 계획을 최근 내놓았다.
2015년부터 현재까지 신한퓨처스랩에 투자한 금액은 약 255억 원인데 앞으로는 규모가 대폭 늘어나는 것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퓨처스랩 자금 공급은 그룹 협업조직인 글로벌 투자금융 매트릭스와 각 계열사에서 성장펀드 조성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해까지 신한퓨처스랩으로 다양한 핀테크 신생기업을 지원해 디지털금융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효과를 봤다.
2017년부터 신한퓨처스랩 지원을 받은 금융상품 비교서비스 핀다는 신한카드와 협력을 맺고 공동으로 특판 대출상품을 출시하는 등 신한금융 비대면상품 판매채널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보험 비교서비스 보맵은 2018년 신한퓨처스랩 참여기업에 뽑힌 뒤 신한생명과 온라인 보험상품 출시 및 설계에 관련한 논의를 이어왔고 2019년 합류한 통신솔루션기업 단솔플러스는 신한카드와 아이폰에서 사용할 수 있는 오프라인 간편결제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했다.
P2P금융업체 어니스트펀드는 신한은행과 P2P대출 플랫폼을 함께 구축한 데 이어 신한카드와 손잡고 소상공인 동산담보대출 서비스를 출시했다.
신한금융이 신한퓨처스랩을 통해 단순히 신생기업을 지원하는 사회공헌적 차원을 넘어 실제 계열사들의 사업 경쟁력 강화에도 어느 정도 성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올해는 신한금융이 처음부터 계열사와 협업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참여기업을 선발하는 만큼 신생기업 기술력을 활용한 신한금융 계열사의 디지털금융서비스 출시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신한금융이 헬스케어와 쇼핑, 콘텐츠 등 비금융 분야 신생기업도 선발해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만큼 협업 분야도 디지털금융 이외 생활플랫폼 등 영역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모두 신생기업 지원 강화를 장려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점도 신한금융의 이런 노력에 긍정적이다.
금융위원회는 6월 초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신생기업 투자와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는 등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민주당도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민간투자자에 세금감면 등 혜택을 주거나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