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현대차에 따르면 6월 안으로 새 싼타페를 내놓는다. 새 싼타페는 2018년 2월 4세대 싼타페를 부분변경한 모델로 2년 만에 상품성 개선모델이 나오는 것이다.
현대차가 2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모델과 3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모델을 각각 4년 만에, 3년 만에 내놨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상품성 개선모델의 출시주기가 점점 짧아졌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완전변경모델의 출시주기도 더 짧아지고 있다.
현대차가 최근 내놓은 그랜저의 완전변경모델 출시주기는 5년으로 파악된다. 현대차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그랜저 완전변경모델을 7년 주기로 내놨다.
기아차도 다르지 않다.
기아차는 올해 3월 쏘렌토 완전변경모델을 6년 만에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말쯤 스포티지 완전변경모델을 내놓는다.
기아차는 스포티지를 1993년에 처음 선보인 뒤 2004년 2세대 모델을, 2010년 3세대 모델을, 2015년 4세대 모델을 내놨다. 신차 출시주기가 10년 이상에서 6년, 5년으로 짧아졌다.
보통 자동차회사들은 신차를 내놓은 뒤 부분변경과 완전변경을 번갈아 내놓는다.
부분변경 때는 헤드램프나 그릴 등 일부 내외관 디자인을 손보는 데 그치지만 완전변경 때는 디자인을 크게 바꾸는 것은 물론 파워트레인 등 주행성능도 개선한다.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품성 개선모델 출시주기가 짧아진 배경에는 정 수석부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 수석부회장은 2019년 5월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본부장 사장에게 신차 개발기간을 2년으로 단축하라는 내용의 업무지시를 내렸다.
상품성 개선모델을 자주 내놓으면 다양한 소비자들의 취향을 빠르게 반영할 수 있어 시장 대응력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신차효과를 누리는 기간이 점점 짧아지고 있어 한 모델에 집중하는 것보다 다양한 모델을 통해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이 판매량 면에서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렸을 수도 있다.
실제로 일본 토요타는 1990년 ‘신차출시 주기는 5년’이라는 자동차업계의 암묵적 룰을 깨고 3년마다 신차를 내놓기 시작했는데 이 덕분에 자동차 판매량을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의 메르세데스-벤츠나 BMW는 대표 차종인 E-클래스나 5시리즈를 기준으로 꾸준히 완전변경모델 출시주기를 7년으로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앞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상품성 개선모델 출시 주기가 더 단축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차의 뼈대로 불리는 ‘플랫폼’을 통합하는 작업과 버추얼 개발 시스템을 개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 신차 개발비용을 줄이는 데 큰 보탬이 되기 때문에 현대차그룹으로서는 신차 개발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버추얼 개발시스템은 가상으로 자동차모델 또는 주행환경 등을 구축해 주는 시스템으로 이를 활용하게 되면 자동차 개발 과정에 소요되는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특히 자동차 디자이너가 요구하는 대로 디자인을 빠르게 바꿀 수 있고 시제작 전에 검증하기 어려운 오류 등을 데이터로 미리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과거에 비해 변화가 많고 다양해지는 만큼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도록 변화에 맞춰 신차를 선보인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