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올바이오파마가 글로벌 임상 전문가를 외부에서 영입해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의 임상3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1월 첫번째 임상3상에서 실패 논란을 겪은 만큼 철저히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왼쪽)와 정승원 HPI 총괄대표. |
10일 한올바이오파마에 따르면 한올바이오파마의 미국 법인인 HPI가 임상전문가 정승원 총괄대표를 영입하면서 안구건조증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HPI는 한올바이오파마의 신약 해외임상을 진행하고 기술수출 업무를 담당한다.
제약업계에서는 한올바이오파마가 정 총괄대표를 영입한 것을 두고 안구건조증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 ‘HL036’의 미국 임상3상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앞으로 진행될 임상3상 2차 평가에서는 반드시 성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어 정 총괄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괄대표는 노바티스와 UCB 등 글로벌 제약기업에서 15년 가량 임상 및 기술수출과 관련한 경력을 쌓았다.
특히 정 총괄대표는 스위스 제약회사 바젤에서 글로벌 임상 전략 마케팅 이사를 맡아 당시 개발하고 있던 신약후보물질의 임상2a상을 임상3상으로 발전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다발성 경화증 신약 임상3상 시험을 이끈 경험도 있어 한올바이오파마 내부에서는 정 총괄대표에 거는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정 총괄대표가 여러 글로벌기업에서 임상부문에서 활약해 온 만큼 HL036 임상3상에서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올바이오파마는 올해 초 보도자료를 내고 HL036의 미국 임상3상 1차 평가와 관련해 “각막 손상 개선을 측정하는 객관적 지표인 전체 각막염색지수(TCSS, 전체 개선 정도)와 환자가 느끼는 주관적 지표인 증상지표(ODS)에서 우수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승국 한올바이오파마 대표이사는 1월21일에 "임상 주평가지표인 하부 각막염색지수(ICSS)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임상 주평가지표에서 유의성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임상적·상업적으로 의미 있는 각막의 중앙부 손상 개선 정도(CCSS)와 전체 각막염색지수에서는 유의성이 확인됐다.
이를 두고 제약업계에서는 임상3상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과 안구건조증 치료제의 특수성을 고려해 조금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엇갈렸다.
HL036은 중국에서도 임상이 진행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2017년 9월에 중국 항체개발 전문기업인 ‘하버바이오메드’에 HL036의 중국 독점사업권을 기술수출했다.
하버바이오메드는 중국에서 2019년 10월에 HL036 임상2상을 마쳤으며 2020년 8~9월 사이에 임상3상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지속적으로 임상데이터를 공유하며 임상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신약 허가 조건이 까다로운 미국 식품의약국의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안구건조증 치료제시장은 1200억 원 규모로 형성돼 있으며 지난 3년 동안 연평균 30% 가까운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안구건조증 치료제시장도 매년 10% 이상 커지고 있어 2026년에는 56억 달러(약 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