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증권가 분석을 종합하면 LS전선은 글로벌 해저케이블시장 성장에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 꼽힌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위주로 수주 기대가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 바레인, 미국 등에 이어 유럽에서도 해상풍력용 해저케이블의 추가 수주성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LS전선은 올해 그동안 부진했던 해저케이블사업의 수주 확대에 힘입어 실적 증가가 가속화될 것”이라며 “LS전선은 최근 미국에서 660억 원 규모의 해저케이블 교체사업을 수주했는데 미국은 설치한 지 오래된 노후 해저케이블이 많고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에 힘을 싣고 있어 앞으로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명 대표는 올해 아시아와 중동지역에 지나치게 치우친 사업구조를 개선해 해외시장에서 균형적 성장을 추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시장환경도 긍정적이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가는 2030년까지 발전량의 45%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한다는 계획 아래 해상 풍력발전단지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미국 역시 205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량을 한 해 86기가와트(GW)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LS전선으로서는 해저케이블을 앞세워 아시아를 벗어나 해외 선진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맞이하고 있는 셈이다.
LS전선은 현재 아시아와 중동지역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90%에 이른다. 위험부담을 줄이고 기업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라도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수적이다.
LS전선은 이미 올해 상반기 바레인과 네덜란드, 미국에서 연달아 대규모 해저케이블사업을 따내며 해외시장 확대에 순조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명 대표는 올해 4월 네덜란드 국영전력회사 테네트와 약 1342억 원 규모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맺은 뒤 “유럽 해저케이블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라며 “올해 유럽지역본부를 새롭게 설립하고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유럽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전선은 올해 초 영국에 유럽사업을 위한 본부를 세웠다. 또 500억 원을 들여 강원도 동해시에 해저케이블 제2공장도 건립해 글로벌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단단히 했다.
LS전선 관계자는 제2공장 건립과 관련해 “해저케이블 제2공장 준공으로 생산능력을 기존의 2.5배로 대폭 확대했다”며 “LS전선이 2009년 해저케이블시장에 진출한 지 10여년 만에 도약을 위한 새로운 기틀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해저케이블시장은 2016년 40억6100만 달러 규모에서 2020년 58억3천만 달러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 해 평균 성장률이 6%에 가깝다.
해저케이블은 대륙과 대륙, 육지와 섬 등 바다를 두고 고전압의 전기를 전송하는 케이블로 '케이블산업의 꽃'으로 불린다. 케이블 생산공정은 물론 매설 등 설치작업도 까다롭다.
LS전선은 세계 전선업계 3위 기업으로 2007년 말 250킬로볼트급 초고압 해저케이블을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했다.
그 뒤 2009년 한국전력공사가 공개 입찰한 진도-제주 사이 해저케이블 공사를 따내면서 프랑스기업 ‘넥상스’, 이탈리아기업 ‘프리즈미안’ 등 유럽기업이 점유율 90% 가까이를 독점하고 있던 해저케이블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LS그룹을 맡고 있던 구자홍 회장은 2009년 LS전선의 첫 해저케이블 생산공장인 동해 공장을 방문해 해외 선진기업들과 당당히 경쟁해 해저케이블 분야에서 세계 최고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구 회장은 LS해저케이블 사업화과제팀에 경쟁자가 많이 없는 유망한 시장이라며 ‘블루오션팀’이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LS전선은 2010년 국내 최초로 해저케이블 제품을 출하했고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부터 해저케이블사업을 수주하며 글로벌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 뒤 2012년 카타르 석유공사가 발주한 해저케이블사업에서 글로벌 1, 2위인 프리즈미안과 넥상스가 뭉친 컨소시엄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하며 경쟁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2019년 대만과 브라질을 대상으로 해저케이블 공급계약을 수주했고 올해 3월부터 바레인, 네덜란드, 미국 해저케이블사업 수주전에서 연달아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