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가 코로나19에 따른 대출 확대에 대응해 자기자본비율 높이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부등급법 적용을 받지 못한 유일한 금융지주인 탓에 비은행 다각화 등 전략 추진에 사용할 가용자본 확보를 위해 다른 금융지주보다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더 분주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지주, 코로나19에 대출 늘어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고삐 죄

▲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2일 금융위원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가 2500억 원 규모로 올해 두 번째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앞서 2월에도 신종자본증권 4천억 원을 발행했다. 

우리금융지주뿐 아니라 대부분 금융지주는 최근 코로나19에 따른 금융지원 확대에 대응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늘리고 있다.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돼 자기자본비율 안정성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도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기자본비율이 0.11%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내부등급법 적용이 이뤄지지 않은 유일한 금융지주로 다른 금융지주보다 자기자본비율 관리에 더욱 적극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부등급법은 금융기관이 자기자본비율을 산출할 때 자체적으로 구축한 신용평가모형 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표준등급법보다 자기자본비율이 1~2%포인트 높게 측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는 표준등급법을 적용한 2020년 1분기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1.79%로 집계돼 다른 금융지주사보다 2~4%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인수합병 등을 통한 금융지주 수익 다각화를 위해 자기자본비율 관리가 주요 과제로 꼽힌다. 

우리금융지주는 2019년 1월 지주사 전환 이후에도 자기자본비율이 낮아 우리자산운용과 우리글로벌자산운용, 우리자산신탁 등 보험사나 증권사에 비해 규모가 작은 인수합병만 진행해왔다. 

자기자본비율이 늘어나면 인수합병 등에 사용할 수 있는 가동자본이 커져 비은행 부문 수익을 다각화하는 데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에 대출이 늘며 우리금융지주의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정부 기조에 발맞춰 코로나19 금융지원에 적극적 행보를 보여왔다. 소상공인대출지원 할당금액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소진되기도 했다.

기업들이 코로나19에 대응해 유동성 확보에 나서며 우리은행의 기업대출도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2019년 1분기 기업대출이 1.7% 늘었지만 2020년 1분기에는 기업대출이 7.5% 늘었다. 대출 증가로 위험가중자산(RWA)이 늘어나 자기자본비율 하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우리금융지주는 은행업 비중이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높아 대출 증가가 자기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내부등급법 승인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기자본비율 확대효과가 당초 기대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최근 우리금융지주 내부등급법 승인과 관련해 금융감독원이 일괄 승인보다 준비된 부분에 관해 단계적으로 승인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단계적 승인으로 가닥이 잡히면 자기자본비율 상승폭이 기대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금융지주 내부등급법 심사가 진행 중이라 세부내용을 밝히기는 어렵다"면서도 "우리금융지주가 준비된 부분부터 순차적으로 승인하는 방식도 제도상으로는 가능하고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