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현재 운영하고 있는 광주 송정역 근처의 광주 공장을 광주광역시 이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데 적합한 대체부지를 찾는 데서부터 애를 먹고 있다.
무엇보다 광주 시내에서 기존 광주공장 규모와 맞먹는 부지를 찾는 게 쉽지 않다.
애초 빛그린산업단지로 옮기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광주형 일자리 완성차 공장 예정부지 등을 제외하고 나면 산업시설 용지가 16만㎡에 불과해 후보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진다. 광주 공장 규모는 42만㎡로 파악된다.
광주 공장 이전계획에서 광주시의 협력이 필요한 만큼 광주시 바깥으로 눈을 돌리기도 어렵다.
금호타이어는 광주 공장을 이전하고 기존 공장부지의 용도변경 승인을 받아 이를 매각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광주시가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가 중국기업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개발차익이 투자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을 염려하는 만큼 금호타이어는 광주시 안에서 이전부지를 찾을 수밖에 없다는 시선이 우세하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부지가 결정된 뒤에라야 광주시로부터 용도변경 등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며 “부지가 확정돼야 투자도 할 수 있는 만큼 이전부지를 찾는 데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전대진 사장은 광주 공장 이전을 ‘금호타이어의 생존과 미래존속이 걸린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바라본다.
그는 광주공장 이전으로 얻을 시세차익을 투자금으로 활용해 미래차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두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합의한 2018년 단체교섭안을 보면 국내공장 설비투자와 관련해 광주 공장을 이전할 때 초저연비(ULRR) 타이어, 전기차 전용 타이어 등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설비를 들이고 곡성 공장에는 단계적으로 1100억 원을 투자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실상 광주 공장 이전을 친환경차, 자율주행차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차시대에 경쟁력을 갖추는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금호타이어는 2019년 간신히 흑자전환에 성공한 만큼 현재 상황에서 연구개발비를 큰 폭으로 늘리는 게 쉽지 않다. 2019년에 연구개발비로 모두 847억 원을 썼는데 이는 매출규모 기준 국내 3위 기업인 넥센타이어가 연구개발비에 쓴 돈보다도 80억 원가량 적은 수치다.
더욱이 광주 공장 이전은 해묵은 노사 사이 갈등의 매듭을 풀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2018년 7월 중국 타이어기업인 더블스타에 매각된 뒤 금호타이어 국내공장의 존속 여부를 두고 불안한 시선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전 사장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탄력적 공장 운영 등으로 원가 절감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데에도 불만을 보이고 있다.
광주 공장을 옮기게 되면 자연스레 국내공장에 투자를 늘리게 되는 데다 외형 성장도 기대해볼 수 있는 만큼 노조의 불안을 달래는 게 수월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2018년 9월 회사 안에 광주 공장 이전사업을 맡을 전담팀을 꾸리고 광주 공장 이전을 차근히 추진해 왔으나 부지개발 선정 단계에서 막다른 골목을 만났다.
2019년 8월 광주시에 광주 공장 이전계획안을 제출했으나 같은 해 10월 광주시는 이전부지 관련 세부계획이 없다는 이유로 반려한 뒤 별다른 진척이 없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