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파미에스테이션 시설운영권 임대차 계약만료에 따라 그룹의 ‘랜드마크’로 다져놓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신세계타운’에 흠집이 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파미에스테이션이 사업적 측면에서 신세계백화점 및 신세계면세점 등과 밀접한 시너지를 내고 있을 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10여 년 동안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만든 상징성에도 미치는 영향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운영하는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 모습. <신세계> |
21일 신세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반포천 복개주차장(강남 고속터미널 파미에스테이션)의 시설운영권 임대차 계약연장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서울시가 용도를 바꾸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면서 계속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신세계센트럴시티가 2010년 10월부터 기부채납 방식으로 운영해오던 파미에스테이션의 시설운영권 임대차계약이 올해 10월9일 끝난다.
파미에스테이션은 전국의 유명 맛집을 모아 만든 식음료 전문관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지하와 연결돼 명소로 자리 잡은 곳이다.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일대는 신세계백화점 강남점과 JW메리어트호텔, 신세계면세점, 파미에스테이션, 파미에스트리트 등이 밀접해 있어 이른바 ‘신세계타운’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신세계백화점이 2000년 10월 센트럴시티에 임차료를 주고 건물을 빌려 강남점을 열었고 2012년 1조250억 원에 신세계센트럴시티 지분 60%를 인수해 소유주가 되면서 본격적으로 신세계 주요 사업들이 밀집되기 시작했다.
당시 신세계가 ‘조 단위’로 투자한 첫 사례였으며 이후 강남점 증축, 면세점 입점, 파미에스테이션과 파미에스트리트 조성, JW메리어트호텔 리뉴얼, 경부선 터미널 재단장 등 매년 대규모 작업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현재 고속버스터미널역 지하상가를 제외한 터미널 일대에서 사실상 신세계그룹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신세계백화점 본사도 2017년 9월 명동에서 센트럴시티 옆 서울고속버스터미널로 옮기는 등 그룹의 ‘랜드마크’로 자리잡았다.
상징성뿐 아니라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매출 2조 원을 넘기는 등 수익 측면에서도 그룹 시너지의 대명사로 꼽히는 곳이다.
그런데 파미에스테이션 시설운영권을 들고 있는 서울시가 이 땅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신세계그룹으로선 난감해질 것으로 보인다.
신세계가 확실한 소유권을 지닌 부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백화점과 면세점 등과 비교하면 파미에스테이션에서 얻는 수익 자체가 크지는 않지만 ‘신세계타운’이라는 상징성에 타격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반포 한강공원 산책길에 ‘신세계 센트럴 숲’을 만들기로 하는 등 중장기적 시각에서 반포지역 일대를 ‘신세계타운’으로 만들고 있었지만 흠집이 날 가능성이 생긴 셈이다.
파미에스테이션 일부는 신세계센트럴시티가 신세계에게 다시 임대해 줘 신세계백화점이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또 파미에스테이션 주차장을 통해 신세계면세점과 신세계백화점 등으로 갈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의 접근성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신세계는 2012년 9월 당시 백화점 매출 4위였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인천종합터미널 건물에 입점해있었는데 건물주인 인천시가 수의계약으로 롯데그룹에 넘기면서 물러나야했던 적이 있다.
신세계는 이후 공정위에 제소하고 소송 등을 제기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신세계가 센트럴시티에 대규모 투자를 실시한 것은 그 직후인데 신세계는 2012년 센트럴시티 지분 60%을 확보한 데 이어 2013년 고속버스터미널(경부선) 지분 39%도 확보했다.
그런데 서울시가 이 부지의 용도를 바꾸거나 입찰방식으로 새 주인을 찾을 가능성이 제기된 만큼 신세계로선 난감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인천점과 같이 경쟁사가 이 부지의 시설운영권을 획득하거나 부지 용도가 아예 상업용이 아닌 다른 용도로 바뀐다면 신세계가 맞게 되는 타격은 상당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따라 신세계는 대책 마련에 부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