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기업 CEO, SNS '오너 마케팅' 어떻게 활용하나  
▲ (왼쪽부터)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CEO,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 서비스(SNS)를 앞세워 기업 이미지를 높이는 데 힘쓰는 글로벌기업 CEO들이 많다.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CEO와 마크 큐반 미국 프로농구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가 대표적이다.

페르난데스는 CEO의 권위를 벗고 SNS로 대중과 소통에 힘써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브랜드 가치를 끌어 올렸다. 에어아시아의 위기에서 그가 보여준 리더십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마크 큐반은 스포츠계의 괴짜 구단주로 통하는데 팬과 선수를 가리지 않고 SNS로 소통해 댈러스 매버릭스를 NBA 인기구단으로 바꿔놓았다.

전문가들은 CEO의 SNS 활용이 기업의 마케팅 활동과 이미지 재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대중과 소통에 인색한 국내기업 CEO도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문도 나온다.

◆ SNS의 위력 보여준 글로벌 CEO

월드 브랜딩 포럼은 지난해 말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CEO에게 ‘올해의 브랜드 빌더’ 상을 수여했다.

페르난데스는 에어아시아를 인수한 뒤 SNS를 활용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독특한 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그의 SNS 활동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는 새로운 상품이나 가격변동 등을 단지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로부터 피드백을 받고 꼭 대답을 남겨줬다.

페르난데스의 노력 덕분에 에어아시아는 동남아 국적의 저비용항공사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지도를 끌어올렸다.

페르난데스의 SNS 사용이 가장 빛을 낸 것은 지난해 12월 에어아시아기가 추락했을 때다.

그는 트위터에 "이번 참사를 수습하는 기간 내내 사고기에 탑승한 승무원과 승객의 가족들과 함께 할 것“이라며 ”우리는 힘을 모아 이번 시련을 헤쳐나갈 것"이라고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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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페르난데스 에어아시아그룹 CEO.
페르난데스는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아시아의 안전관리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자 “최악의 우려가 현실이 됐지만 이번 사건으로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직원에게 힘을 전달하기도 했다.

영국 국영방송인 BBC는 당시 페르난데스가 CEO의 SNS 사용 모범사례를 남겼다며 그의 위기관리 능력에 찬사를 보냈다.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도 SNS를 잘 사용하는 CEO로 꼽힌다.

큐반은 2000년 NBA 리그의 약체팀인 댈러스 매버릭스를 2억8500만 달러에 인수했다.

큐반은 팀을 인수한 뒤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댈러스를 인기팀으로 바꿔 나갔다. 2010년 이후부터 트위터를 이용해 팀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팬들에게 전달한다.

큐반 덕분에 댈러스 팬들은 중요 선수의 영입이나 신인선수 계약과 관련된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큐반은 심지어 ‘이 선수 사오려는데 어떨까’라고 팬들에게 의견을 묻기도 한다.

구단주가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자 팬들도 반응했다. 댈러스 매버릭스 팀은 2001년 12월부터 현재까지 홈경기가 모두 매진됐다.

큐반이 댈러스를 맡은 뒤 댈러스는 NBA에서 두 차례 우승했다. 또 인수당시 2억8500만 달러였던 팀의 가치는 15년 만에 11억5천만 달러까지 치솟았다.

◆ 왜 SNS를 적극적으로 사용할까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글로벌 상장사 상위 50개 기업 가운데 28%의 CEO가 페이스북과 트위터, 링크드인 등 SNS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조사에서 단 18%에 머물렀던 수치가 1년 만에 10% 증가한 것이다.

또 SNS나 회사 웹사이트, 회사 유튜브(YouTube) 페이지 등을 동원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CEO는 조사기업의 80%를 기록했다.

레슬리 가이네스로스 웨버샌드윅 미국 최고명성전략가는 “글로벌 기업의 CEO가 온라인 활동으로 대중과 쌓는 사교성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기업 CEO, SNS '오너 마케팅' 어떻게 활용하나  
▲ 마크 큐반 댈러스 매버릭스 구단주.
마케팅 전문가들은 CEO가 대중과 직접 소통하면 기업의 이미지를 좀 더 젊게 유지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SNS를 주로 사용하는 연령층이 10~30대로 비교적 젊기 때문이다.

CEO의 SNS 사용이 경영전략을 수립할 때 도움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CEO가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얻은 피드백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SNS로 대중과 소통하는 국내기업 CEO도 점차 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 국내기업 CEO는 대중과 소통에 인색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기업 CEO는 마케팅 활동은 마케팅부서에 전담하고 자신은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며 “대중은 CEO의 행보를 궁금해 하는데 CEO가 궁금증을 풀어주지 못 하는 경우”라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대중과 직접 소통하며 신세계그룹의 이미지를 젊게 바꿔놓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부하직원들과 SNS로 허심탄회하게 나눈 대화가 유머사이트의 이슈가 되기도 했다.

이런 점 때문에 국내 CEO가 지금보다 좀 더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SNS 사용은 소통의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은 사소한 것에 감동을 느낄 수 있다”며 “CEO가 직접 트위터 글에 멘션(mention)을 달아주는데 그 기업에 호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