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차세대 D램 공정에 극자외선(EUV)을 적용한 것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8일 “삼성전자의 공격적 1z 극자외선 도입은 득보다 실이 클 수 있다”며 “새로운 장비 도입으로 투자비용이 늘어나는 데다 수율상 손해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D램 극자외선 공정 도입은 득보다 실이 클 수도"

▲ 삼성전자 화성EUV생산공장.


삼성전자는 2020년 3세대(1z) 나노급 D램 양산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삼성전자는 공정 미세화를 위해 1z 양산라인 1~2곳에 극자외선을 일부 적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미 로직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정에서 극자외선을 사용하고 있다.

반도체 노광공정에 극자외선을 도입하면 기존 불화아르곤(ArF)을 사용하는 것보다 더욱 미세한 회로를 그릴 수 있다. 하지만 극자외선 장비가 비싸고 반도체 팹을 새로 지어야 할 만큼 공정에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삼성전자는 3월25일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을 적용해 생산한 1x 나노급 DDR4 D램 모듈을 고객에게 100만 개 이상 공급했다며 차세대 D램부터 극자외선 공정을 전면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1z 나노 D램까지는 기존 공정을 활용한다. SK하이닉스는 1a 나노부터, 마이크론은 1b 나노 이하 공정부터 극자외선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도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1z 나노 공정에 극자외선을 도입해 성과를 내면 이들의 극자외선 도입도 기존보다 빨라질 것으로 바라봤다.

다만 도 연구원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의 계획도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1z 나노의 극자외선 도입은 실익이 적어 오히려 극자외선을 도입하지 않은 업체가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