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5G 네트워크장비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화웨이에 뒤져 네트워크장비 공급성과가 미진하다. 삼성전자는 반화웨이 전선을 펴고 있는 미국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지만 에릭슨, 노키아와 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4월 초 미국 백악관에서 열리는 5G 서밋에 참여해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세우고 5G 네트워크장비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행사는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 정부가 스웨덴 에릭슨, 핀란드 노키아 등 우방국 기업을 초청해 마련된다.
글로벌 통신장비시장이 미국 제재를 받는 화웨이 대 반화웨이 구도로 나뉘어진 상황에서 반화웨이 진영의 주요기업들이 모인다.
화웨이에 맞설 역량을 입증하기 위해 각자가 지닌 5G 기술의 우위를 견주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5G 서밋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부회장이 참석하게 되면 삼성전자로서는 행사의 의미가 더욱 커지게 된다.
삼성전자는 2020년 글로벌 네트워크장비시장 점유율 20%를 목표로 하고 있다. 화웨이뿐 아니라 에릭슨과 노키아와의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시장 조사업체 델오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5G통신장비시장 점유율은 2019년 3분기 15.0%로 화웨이(31.2%), 에릭슨(18.9%), 노키아(18.9%)에 이어 4위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의 세계 최초 5G 상용화에 힘입어 2019년 1분기 37.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글로벌 공략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반년 만에 점유율이 반토막 아래로 떨어졌다.
화웨이는 물론 에릭슨, 노키아 등 기존 LTE장비시장 강자들에게도 밀리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속에서도 5G장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다. 화웨이는 5G 상용화 계약을 91건 체결했는데 화웨이와 계약한 통신사는 영국 보다폰, 독일 텔레포니카, 노르웨이 텔레노어, 이탈리아 TIM 등 미국의 우방국가도 대거 포함돼 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보안시설을 제외하면 화웨이 5G 장비를 최대 35%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화웨이는 유럽에 5G장비공장을 설립하기로 하는 등 유럽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삼성전자는 국내 이통3사를 제외하면 미국 버라이즌과 AT&T, 캐나다 미디오트론, 일본 KDDI 등 5G 장비 공급계약을 맺은 곳이 많지 않고 국가도 제한적이다. 최근 장비 공급계약을 처음 맺은 US셀룰러 역시 미국 통신사다.
특히 미국시장은 삼성전자에게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미국 통신사와 장비계약을 서두르는 한편 망 설계기업 텔레월드 솔루션즈를 인수하는 등 미국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화웨이를 견제하기 위해 에릭슨과 노키아를 키우려 하는 것은 삼성전자로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
미국 정부는 이례적으로 두 기업에 지분 투자까지 언급하며 협력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삼성전자가 5G장비시장에서 앞서가기 위해 이들과 직접 비교되는 자리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보여줘야 하는 이유다.
윌리엄 바 미국 법무장관은 6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콘퍼런스에서 “화웨이 견제를 위해 미국이 노키아나 에릭슨과 연대해야 한다”며 “이들의 지분을 확보하거나 이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역시 4일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에서 5G 네트워크를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며 노키아, 에릭슨과 협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