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뱅킹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통해서만 은행 업무가 가능했다. 그러나 윈도 운영체제(OS)에만 주력해왔던 은행들이 새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바로 여러 형태의 운영체제에서 사용가능한 ‘오픈뱅킹’ 서비스를 추진하고 있다.

  은행들 인터넷 ‘오픈 뱅킹’ 전환 가속  
▲ 우리은행은 국내 은행중 처음으로 2010년 7월부터 맥이나 리눅스에서도 인터넷뱅킹이 가능하도록 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2월 NH농협은행이 전산 업그레이드를 실시하면서 인터넷뱅킹을 오픈뱅킹으로 단일화했다. 이어서 IBK기업은행이 상반기중 운영중인 오픈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합한다.


또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외환은행도 현재 인터넷뱅킹과 오픈뱅킹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 두 은행은 올해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상반기중으로 작업을 마무리한다. 여기에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등도 방향성에 공감하고 내부적으로 오픈뱅킹을 검토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으로 전환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이를 추진하거나 검토하는 은행들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오픈 웹 환경이 필요하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은 운영체제(OS)나 웹브라우저에 관계없이 쓸 수 있는 인터넷뱅킹 서비스다. 이용자 피씨의 운영체제도 윈도든 맥이든 리눅스든 상관없다. 핵심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파이어폭스, 구글 크롬과 사파리, 오페라 등 어떤 웹브라우저라도 차별하지 않는 것이다.


지난해 4월 우리은행이 오픈뱅킹과 인터넷뱅킹을 통합했으며 KB국민은행은 2011년 하반기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오픈뱅킹 기반의 인터넷뱅킹을 선보였다.


국민은행은 오픈뱅킹 기반의 모바일웹 서비스 구현으로 다양한 스마트기기에서 피씨와 동일한 수준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때마다 별도의 앱을 제공하는 타은행들과 달리 'KB스타뱅킹'과 'KB스타플러스' 두 개의 앱을 통해 신상품과 서비스를 추가해 나간다.


과거 국내 인터넷 사용자의 95% 이상은 웹브라우저로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국내 인터넷뱅킹 서비스는 윈도우 기반의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 최적화된 환경을 지원했다.

당시 국내 피시 인터넷 이용 환경은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점유율이 압도적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은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플러그인 기술인 액티브X 컨트롤러를 바탕으로 보안 프로그램 플러그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2012년부터 브라우저 사용이 다양화되고 애플 맥킨토시, 리눅스 등의 다양한 운영체제 사용이 늘면서 전환을 맞았다. 또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사파리, 크롬 등 다양한 웹브라우저에 대한 사용이 늘어났다. 사용자들은 피씨에서도 더이상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윈도 피씨를 고집하지 않게 됐다.
  은행들 인터넷 ‘오픈 뱅킹’ 전환 가속  
▲ 구글의 웹브라우저 '크롬'

아일랜드 웹분석 업체인 스탯카운터(StatCounter)에 따르면 지난 2011년 3월 한국의 웹브라우저들 중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92.32%였는데 2012년 79.49%, 올해 76.12%로 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구글 크롬 사용자는 2011년 3.91%에서 올해 20.86%로 급증했다. 애플 맥 운영체제 사용자도 2011년 1.03%에서 2014년 1.55%로 소폭 증가했다.


한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절대 강자였던 국내 인터넷 환경에서 무시할 수 없는 2인자들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웹 접근법이 필요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뱅킹이 보편화되면 사용자는 데스크톱 피씨와 태블릿 피씨, 스마트폰 등 접속하는 기기에 상관없이 금융 웹사이트에 접속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오픈뱅킹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피씨가 등장하면서 윈도우와 인터넷 익스플로러외 다른 환경에서 금융거래를 하고 싶어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금융권이 주목하면서 싹을 틔웠다.


하지만 국내기업이 선보이는 오픈뱅킹은 아직까지 취약한 서비스다. 오픈뱅킹 서비스라 해도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윈도와 인터넷 익스플로러 환경에서처럼 여전히 각종 보안 플러그인을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여전히 이용자 인증, 서버 인증, 통신채널 암호화 요건 등을 요구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웹 브라우저 중 크롬의 비율이 가장 높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크롬과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30~40%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70% 대이고 크롬이 20% 정도로 인터넷 익스플로러 사용비율이 월등히 높다. 이 수치는 컴퓨터, 태블릿에서 사용하는 비율을 집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