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환자의 대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돼 대변-구강 경로로 전파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13일 중국 언론 남방플러스에 따르면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인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환자의 분변 샘플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분리했다.
 
코로나19 환자 대변에서 바이러스 발견, 대변 구강 경로 전파 가능성

▲ 전자현미경을 통해 본 코로나19 바이러스. <연합뉴스>


자오진춘 호흡기질환 국가중점실험실 부주임은 이날 광둥성 정부 브리핑을 통해 “환자 분변에 살아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새로운 전파경로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이라며 “하지만 사람 사이 전염을 일으킬 수 있을지는 더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펑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분변에서 바이러스를 분리한 것이 주요 전파경로에 변화가 생겼다는 뜻은 아니다”며 “바이러스 전파는 여전히 호흡기와 접촉 위주”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환자의 분변 샘플에서 핵산검사 결과 양성 판정이 나오거나 바이러스를 분리한 것을 놓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소화기관 안에서 증식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워싱턴주 보건부의 전염병학자 스콧 린퀴스트도 미국에서 치료를 받는 남성환자의 설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잇따라 발견되자 대변-구강 경로 전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변-구강 경로 전염은 환자의 대변에 있는 바이러스가 손이나 음식물 등을 거쳐 다른 사람의 입속으로 들어가 전파하는 것을 말한다.

화장실을 통한 이웃 사이 전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에서는 11일 아파트 내 코로나19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환자의 배설물에 있던 바이러스가 환풍기를 통해 다른 층의 화장실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제기돼 아파트 주민 100여 명이 새벽에 대피하는 소동이 있었다.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홍콩의 한 아파트에서는 주민 300명 이상이 사스에 걸렸는데 감염자가 설사하고 물을 내릴 때 바이러스가 포함된 에어로졸이 배수구 등으로 확산된 것으로 추정됐다.

코로나19의 전염성이 기존 추정보다 강하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미국과 중국 대학 등의 연구진은 11일 코로나19 환자 1명이 직접적으로 평균 3.77명을 감염시키는 것으로 추정됐다는 논문을 내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