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화건설은 지난해 7월 새로운 주택 브랜드 ‘포레나’를 선보인 뒤 지속해서 주택사업 확대에 힘을 싣고 있다.
한화건설은 3월 포레나 부산 덕천을 시작으로 올해 모두 4984세대를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38% 가량 늘어난 규모다.
한화건설은 주택·개발사업, 도시정비사업 정규직 경력사원 채용절차를 진행하며 지속해서 주택사업 분야 인력도 충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레나 거제장평’의 흥행을 위해 중도금 30% 무이자 혜택도 꺼내들었다. 포레나 거제장평은 2018년 애초 ‘꿈에그린’ 브랜드로 분양됐으나 현재 이름을 포레나로 바꿔 달고 금융조건을 개선해 분양을 다시 진행하고 있다.
최 사장이 포레나 론칭 이후 기세를 몰아 한화건설 주택사업 확대에 더욱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포레나 이름을 달고 새로 분양한 단지를 모두 완판하는 등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주택사업에서 다른 주요 건설사만큼의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공급 물량으로도 나타난다.
대기업을 기반으로 하는 대형 건설사들은 올해 대부분 2만 세대 이상의 주택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한화건설보다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낮은 반도건설, 태영건설도 올해 각각 7347세대, 5449세대의 주택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한화건설보다 각각 47%, 10%가량 많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체 누적 매출의 38%를 주택사업을 포함한 국내 건축사업에서 올렸다. 2018년보다 9%포인트, 2017년보다 15%포인트 줄었다. 2018년과 2019년 모두 1년 전보다 전체 매출은 늘었지만 국내 건축사업 매출이 줄면서 비중이 빠르게 낮아졌다.
국내 주요건설사들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강화 등으로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매년 주택을 포함한 국내 건축사업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올리고 있다.
최 사장은 한화건설이 해외사업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던 2015년 대표에 올라 경영 정상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건설은 최 사장이 취임한 해 영업손실 4394억 원을 냈으나 다음해인 2016년 영업이익 896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2018년에는 영업이익 규모가 2912억 원까지 늘어났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영업이익 1994억 원을 내며 흑자기조를 이어갔다.
국내 주택사업은 해외사업, 토목사업 등과 비교해 수익성과 안정성이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최 사장이 한화건설의 경영을 정상화한 만큼 실적 확대와 안정성 강화를 위해 주택사업에 힘을 싣는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주택사업 강화는 한화건설의 수주 확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5조 원 규모의 수주잔고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말보다 4% 줄었는데 2016년 말과 비교하면 20% 넘게 빠졌다.
한화건설은 2016년 말 19조2천억 원을 정점으로 매년 수주잔고가 줄어드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재건축과 재개발 물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매년 도시정비시장에서 1조 원에 육박하는 신규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 한화건설이 1월 새로 문을 연 '포레나' 홈페이지 첫 화면.
한화건설이 포레나의 인지도를 높여 도시정비 쪽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수주 확대에도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최 사장은 한화건설에서만 43년 가까이 일한 건축 전문가로 한화건설의 역사로 평가된다. 한 건설사에서 40년 넘게 일한 인물은 오너경영인을 제외하면 찾기 어렵다.
한화그룹의 경영기조인 ‘의리’가 최 사장의 연임에 한몫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애정을 지닌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개발사업을 진두지휘하면서 김 회장의 신뢰를 얻었고 대표에 올라 이라크사업을 정상화하면서 다시 한 번 신뢰를 확인했다.
최 사장이 한화건설의 주택사업 경쟁력을 키운다면 개인적으로 그룹 내 입지를 더욱 단단히 하는 기회를 만들 수도 있다.
한화건설 관계자는 “주택사업의 중장기적 경쟁력 강화를 위해 포레나를 국내를 대표하는 프리미엄 주거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라며 “인지도와 선호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도시정비시장에서 영업력을 강화하고 핵심지역 진출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