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이 새 항암제를 도입해 당장 수익을 낼 발판 마련을 추진하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위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출시가 늦어지면서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돌파구가 필요하다.
 
[오늘Who] 에이치엘비 항암제 지연, 진양곤 도입 항암제로 돌파하나

▲ 진양곤 에이치엘비 대표이사 회장.


31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진양곤 회장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 외에 항암제 2개를 새로 도입하면 에이치엘비 기업가치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진 회장은 당장 판매할 수 있는 항암제 1종과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항암제 1종을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진 회장은 15일 에이치엘비 홈페이지를 통해 “새 항암제 도입은 우리가 신중하게 추진하고 있는 ‘보다 원대한 목표’의 일부로 구체적으로 실무협상 단계에 있다”며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보유, 시판하는 항암제 수가 많아져 리보세라닙은 물론 에이치엘비 가치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 회장이 새 항암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리보세라닙의 출시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 회장은 당초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리보세라닙의 신약 허가신청서(NDA)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웠었다. 하지만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가 1차 평가지표인 전체 생존기간(OS) 데이터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하면서 일정이 지연됐다.

진 회장은 올해 4월 리보세라닙의 신청 허가신청서를 제출해 2020년 4분기 최종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빨라야 2021년에 리보세라닙의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이치엘비는 리보세라닙 판매를 염두에 두고 미국에 판매, 마케팅, 영업망을 구축해뒀는데 허가가 지연되면서 당장 수익을 낼 수 있는 제품이 필요해진 것이다. 

에이치엘비는 2017년과 2018년 각각 영업손실 261억 원, 293억 원을 내며 매년 적자폭이 커지고 있어 흑자전환도 절실하다.

에이치엘비가 판권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은 임상3상 항암제로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등이 꼽히고 있다. 항서제약은 리보세라닙의 중국 판권을 보유하고 있을 만큼 에이치엘비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치엘비는 현재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의 병용요법으로 간암1차 글로벌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새로운 항암제 도입은 에이치엘비 기업가치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오늘Who] 에이치엘비 항암제 지연, 진양곤 도입 항암제로 돌파하나

▲ 에이치엘비의 미국 자회사 엘리바 관계자가 2019년 9월27일 유럽종양학회에서 항암제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에이치엘비 주가는 2019년 10월부터 현재까지 지속해서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10월 리보세라닙의 임상3상 결과가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가장 훌륭한 발표로 선정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커졌지만 이후 점차 기대감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영업 효율성을 따져봐도 리보세라닙 1개를 판매하는 것보다는 3개를 판매하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지법인과 지점, 영업인력을 유지하려면 일정한 고정비 지출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직판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셀트리온이 최근 9개 제품의 판권을 새로 확보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다만 항암제 도입에 과도한 비용이 들어 전환사채(CB) 발행 등이 추진된다면 오히려 기업가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올해 안에 항암제 2개를 도입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 물질이나 계약내용에 대한 것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