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이 경영정상화로 가는 길에 커다란 난제를 만났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회사의 임금동결 방침에 반발해 파업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년 연속 파업위기에 처했다. 권 사장은 하반기 현대중공업을 흑자로 돌려세우려 하는데 노조의 파업으로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예상된다.

  현대중공업 노조 파업 결정, 권오갑 경영정상화 차질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 노조는 19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어 26일 오후 2시부터 3시간 동안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26일 오후 현대중공업 울산본사 노조사무실 앞에서 파업출정식을 열겠다고 예고했다. 노조는 28일 대의원 이상 노조간부들이 7시간 동안 파업하며 상경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오는 9월9일 조선업 노조연대와 공동파업에 나서는 계획도 세웠다.

노조는 지난달 23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투표인원의 90%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했다.

현노조는 올해 임금협상에서 임금 6.77% 인상 등의 조건을 내걸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난을 이유로 임금동결을 제시했다.

노조는 회사가 경영부실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는 임금동결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또 희망퇴직 등 구조조정에 이어 임금동결까지 회사가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반면 회사는 조선업계가 사상 최악의 위기상황을 맞고 있는 데다 현대중공업도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3634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정상회를 위해 노사가 힘을 합해야 한다며 노조설득에 나서고 있다.

노조의 부분파업까지 일주일 가량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임금협상 진행상황에 따라 파업이 철회될 수도 있다. 그러나 노사의 입장차이가 큰 데다 서로 물러서지 않고 있어 파업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권오갑 사장은 2년 연속 파업을 겪게 된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해 구원투수로 취임한 뒤 현대중공업은 임단협 과정에서 4차례 부분파업 등 난항을 겪은 끝에 10개월만인 올해 2월에야 비로소 임단협을 타결했다. 현대중공업의 19년 연속 무파업 기록은 지난해 깨졌다.

노조가 또다시 파업에 나설 경우 현대중공업 경영정상화에도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중공업은 3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냈는데 권오갑 사장 부임 이후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며 적자폭을 줄여가고 있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 15일 임원들과 함께 경주 남산에 올라 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를 다졌다. 권 사장은 “하반기에 반드시 흑자전환을 이뤄 회사가 재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증권 전문가들의 시각은 2분기 조 단위 적자를 낸 대우조선해양이나 삼성중공업에 비해 비교적 긍정적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3분기 400억 원대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